건축물에 관련된 사고(事故)가 우리 교회라고 결코 예외일수는 없다. 그동안 전국에서 여러 차례의 성당화재가 발생했고 건물의 일부가 붕괴 또는 파손되는 사례들이 적지 않게 일어났다.
지난해 성탄대축일때는 도시의 한 성당에서 미사도중 천정의 부착물이 무너져내려 다수의 사상자가 생기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 사고가 충격을 주는 것은 십일억여 원이란 공사비를 투입, 건축한지 불과 5개월밖에 안 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럼 왜 이 같은 교회건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부실시공과 안전점검 소홀로 크게 대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부실시공은 공사업체의 선정에서부터 발생된다고 본다. 해당지역에서 공인받고 있는 업체들 중 공개경쟁이나 입찰 등을 통해 선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우리 교회는『적은 돈으로 훌륭한 건물』을 지으려는 욕심이 지나쳐 공개 경쟁방식은 택하지 않은 것이 관례화돼 왔다. 대개 수의계약(隨意契約)에 의해 업체를 선정하고 가능한 한 공사금액을 낮추려하기 때문에 시작단계부터 부실시공의 가능성을 크게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빠른 시일안에 건물을 완성하지 않으면 안되는 성급함과 우리의 현실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외국의 경우 적어도 5~10년 걸리는 공사라면 우리는 1~2년 내에 해치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 건축과정에서 누가 얼마나 제대로 공사현장 감독을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교회관련 건물의 경우 개인소유의 주택과 비교해볼 때 그 차이는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사목자나 해당지역 신자들이 다같이 주인의식이나 책임의식을 강하게 가지지 못하는 맹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건물관리 문제이다. 건물관리는 시공당시의 설계도면과 처음 설정된 전기, 가스 등의 배선 및 용량에 맞추어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 점검은 그 건물에 상주하는 사목자나 사무장 등의 책임일 수 밖에 없다. 이 안전점검과 관련해 한가지 명심할 일은 법적규정을 준수하는 일이다. 아직도 우리 교회에 건물분야에서 탈법이나 위법이 남아있다면 조속히 시정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우리 교회가 시급히 서둘러야 할 일은 우선 붕괴나 화재 등의 위험이 있는 건물은 신속히 수습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건물사고로 인명희생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다음으로는 건축의 설계부터 시공, 사후관리 등을 책임질 교구 또는 본당 단위의 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는 일이다. 이제 우리 교회도 그 수(數)나 양(量)면에서 교회건물을 종합관리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때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