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일치주간을 맞았다. 해마다 1월18일부터 25일까지 8일동안 실시되는「그리스도교 재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은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주간이다. 이 기도주간의 설정취지는 무엇보다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종파를 달리하고 있는 넓은 의미의 모든 크리스찬들이 서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기도하고 협력하자는데 있다.
그리스도교 재일치를 위한 기도주간 설정은 20세기 초(1908년)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계기로 일치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역량이나 교세로 보아 가톨릭교회의 참여로써 비로소 일치운동의 장래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일치주간을 맞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교회일치 운동에 대해 제시하고 있는 가르침을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의미깊다 할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일치운동에 관한 교령, 동방교회에 관한 교령,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 종교자유에 관한 선언 등을 통해 일치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뤘다.
일치문제에 있어서 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는 우리와 갈라진 형제들 사이에는 사소한 상이점보다 중요한 공통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천주 성삼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 존경, 공동체의 전례, 그리고 이런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윤리생활 등은 교파를 초월하여 참된 크리스찬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다. 그 외에 몇가지 점에 있어서는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이점이 있지만 이런 것은 공동연구에 의한 이해로써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일치운동은 지상의 교회가 끝까지 추구할 과제이며 세계종말까지 노력해야 할 임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교회가 불완전해서라기보다 교회를 구성하는 신자들의 부족과 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교회는 세상 끝날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계속 회개의 정신을 갖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 안팎으로 크나 큰 변화를 가져다 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일치운동에 있어서도 그 기틀과 방향을 잡아주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공의회가 개방한 이 큰 대화의 광장에 신자들이 얼마만한 열성과 능력으로 임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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