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걸 깨달은 날부터 남편 대하기를 예수님께 하듯이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기도라도 함께 앉아 하려고 『여보! 우리 저녁기도 같이 바쳐요』하는 말에 『당신이나 잘 해봐』하던 그 이가 저의 마음에 감동했는지 어느날 못 이기는 척 촛불앞에 와 앉았습니다.
우리는 함께 앉아 같은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했으며 성서말씀도 묵상했습니다.
『너희중에 두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마음을 모아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는 무슨 일이든 다 들어주실 것이다. 단 두 세사람이라도 내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오 18장 19~20절).
우리는 이 말씀을 읽고 우리가 부부이면서도 한 몸을 이루지 못하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지 못 해 그동안 절름발이 신앙생활을 해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92년 성탄판공이 있었고 비오는 다시 하느님의 품을 찾아들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 부부의 기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냉담자를 위해서 기도한 수많은 교우들의 소리를 주님께서 귀여겨 들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6개월의 긴 방학을 보낸 남편은 바로 아나스타회에 들어가 즐겁게 활동하고 있으며 미사도 부부가 꼭 함께 앉아 드리고 피정이나 모든 모임에 항상 함께 하니까 서로가 기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1992년 12월 24일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기쁜 마음도 당신께 봉헌합니다. 사랑이신 예수님 비오와 함께 오늘밤 성탄노래 부르며 당신을 맞이하도록 지금까지 이끌어 주심을 감사드립디다. 저희 부부 주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주님과 함께 서로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그때 저희 부부는 처음 영세하던 날 못지않은 가슴 벅찬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저희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함께 아침기도 드리고 아침식사 마치면 가게로 가기 전에 꼭 성당에 들려 성체안에 계신 예수님께 조배 드리고 가게로 가서 장사 마치고 저녁엔 평일미사에 꼭 참석하면서 정말 기쁘게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이렇게 저희집은 주님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언제라도 기도할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것입니다. 이때까지 단칸 세방에 살던 저희는 보증금 2백만원에 월세 24만원짜리 방이 둘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아들 다니엘이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하면 함께 살기 위함입니다.
1994년 2월 18일
『예수님, 찬미 영광 받으옵소서. 주님 저희에게 아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 집주인이 우리의 형편을 알고 방을 싼값에 빌려 주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너무 착합니다. 예수님, 그 사람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저희는 돈이 없어도 주님의 도우심으로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고 있습니다. 저희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당신을 만날 수 있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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