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이면 일터에 나가기 전에 참나무 같은 광석이의 노래를 듣는다. 지난번 우리 녹색 음악회에 참여해 시원하게 뚫린 목소리를 선사했던 그가 세상을 떠나니 참 허전하다. 그의 노래는 나의 아픔과 깊은 슬픔을 어루만져 주었는데…
2000년을 4년 앞둔 세기말, 시간은 숨가쁘게 넘어가는데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사고 모형, 패러다임, 인식론, 신학의 방법론이 필요한데 여전히 낡은 과거의 세계관을 고집하고 있다.
과거의 과학 모형은 데카르트, 뉴우튼, 혹은 베이컨식이라고 불릴 수 있다. 과거 과학의 주요 특징들이 데카르트와 뉴우튼, 베이컨에 의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형은 전일적(全一的), 생태학적, 유기체적이라고 불릴 수도 있지만 어느 것도 새로운 모형의 특징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대체로 과학의 새로운 사고 모형은 부분에서 전체로, 구조에서 과정으로, 객관적인 과학에서 인식론적 과학으로, 기본 법칙에서 상호관련된 그물망으로, 확실한 진리에서 근사치적인 표현으로 전환하고 있다. 종교는 어떤가? 신학의 새로운 모형 교체는 필요하지 않는가?
과거의 신학 모형은 불변적, 객관적, 기본 원리적, 이성적, 스콜라적이라고 불릴 수 있다. 과거 신학의 주요 특징들이 스콜라 신학의 증거원문에 기초한 신학입문서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형은 전일적(全一的), 우주적, 인류적, 다종교적, 생태학적이라고 불릴 수도 있지만 이 형용사 주에서 어느 것도 새로운 모형의 특징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다. 재미있는 것은 헤어졌던 과학과 종교가 다시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신학 모형에서도 부분과 문체의 관계가 뒤바뀌어 있다. 각 교리의 의미는 전체로서의 계시의 역동성으로부터만이 이해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영원한 진리로서의 계시에서 역사적 표현으로서의 계시로, 객관적인 과학으로서의 신학에서 직관적, 비개념적 신비주의적 과정으로서의 신학적 담화로, 신학적 명확한 표현이나 개념에서 하느님의 신비에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수 천년 동안 신학지식을 은유하는 말로써 건축물-기본 법칙, 기본 원리, 기본 구성체 등이 사용되었다. 이제 새로운 모형에서 이 은유는 망 즉 그물망으로 대치되고 있다. 우리가 현실을 관계의 망으로 인식할 때 완전히 통일된 획일주의의 신학의 사고를 포기해 버림을 뜻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모던 시대에 우리는 전통적 그리스도교 신앙을 변경시키지 않으면서, 종교적 다원시대에 직면하여 새로운 신학 모형의 새로운 화두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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