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선교활동은 두산본당(92년말)에 전입하여 레지오 단원으로 입단하면서 시작됐다. 단장의 지시로 단원 모두 단체 가두선교를 할 때 군중심리에 휩싸여 책을 전한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선교는 어렵고 쑥스러워 선교책을 감히 건네주지 못한 채 많은 시간이 흘렀다.
레지오 단원으로 선교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 근무 태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가두선교를 직접하면서 이웃을 교회로 인도하자는 생각과 함께 「천주교를 알려 드리는 집」스티커를 우리 집 문에 붙였다. 먼저 우리 집에 오는 이웃 사람들에게 책을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어느날 우유 외판원 아저씨가 와서 『천주교를 어떻게 알립니까?』하길래 무척 반가웠다.
그 후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인사를 와서도 문에 스티커를 먼저 붙였다. 기쁜 소식을 이웃에게 전하는 집이 되기 위해서.
어느날 옆집 아주머니가 그 스티커를 보고 성당에 다니냐고 묻길래 신자인줄 알았는데 옛날에 성당에 다녀보려고 했지만 어른들의 반대로 못다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이 자매를 성당에 꼭 인도하리라고 다짐했다. 지금 그 자매는 영세하고 우리 레지오 단원이 되어 열심히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또 우연히 이웃 아저씨가 예비신자라고 해서 그분의 아들도 중등부 교리반에 입교시켜 돌보고 있는데 어느새 중등부 레지오 단원들이 알고 그 아이를 예비단원으로 주회에 참석시키기도 한다.
나에게는 협조단원이 한 명 있다. 그 협조단원은 아이를 키우느라고 평일에 성당에는 자주 못 나오지만 이웃들과 만나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하는 등 행동단원 못지않게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이웃을 방문했지만 두번씩이나 방문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집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의외로 선뜻 응해 주어 같이 점심도 먹으면서 많은 신앙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제는 선교책이 나의 필수 휴대품이 되어 외출할 때는 꼭 챙겨 나간다. 언제 어느 때나 사람을 만나면 『천주교 신자입니다』하고 먼저 인사하면서 친절히 선교책을 전하는 것이 어느 덧 습관이 되었다.
출입문에 스티커를 붙인 것이 그만 작은 교회가 되고 말았다. 일상 생활의 우연하고 평범한 일이 복음을 전하는 축복으로 변화될 줄은 몰랐다. 선교를 하다 보면 참으로 기적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또한 나는 습관적으로 선교책을 전하면 『주님, 저들도 주님의 자녀 되게 믿음의 은총을 내려 주소서. 또한 저에게 선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항상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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