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난 반드시 찬물로 얼굴을 씻는다. 찬물로 씻어야 피부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누는 천연 순비누, 자연마을을 사용한다. 이 비누는 부산과 마산의 녹색공동체, 전주와 익산의 백제환경, 대구와 경북의 푸른평화 운동본부, 인천과 경기의 밝음공동체, 대전과 충남의 살림원, 광주와 전남의 시민생활 환경회의가 폐식용유로 만든 공동비누이다. 공동비누.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 동안 재활용 순비누를 줄기차게 고집해왔던 여섯 공동체의 결실이라고 본다. 그 다음 즉시 월곡동 여성공동체가 만든 자연화장수로써 피부에 촉촉함을 준다. 참 좋은 화장수이다. 사용해 본 사람만이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환경운동은 사실 별로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일은 아니다. 쬐금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좀 불편하게 사는 것이다. 이 가난이나 불편함을 참아 내는 것이야말로 환경운동이나, 반대로 풍요나 편리함 속에 숨어있는 독이 바로 환경파괴라고 생각한다.
내 방에는 두 개의 양파를 키우는데 한 개의 양파는 내가 머리맡에 두고 매일같이 관심과 정성을 쏟는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남미의 탱고곡라 쿰파르시타나 포르우나 카베사를 들려준다. 얼마나 잎이나 밑뿌리가 싱싱하게 자라는지. 그러나 다른 한 개의 양파는 아예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은 채 버려두었는데 그 모습은 탱고를 들려준 양파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나 역시 놀랐다. 식물이 아무런 감각이 없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처럼 반응하고 느끼고 듣고 보고 기억한다는 것이다. 식물에도 지각능력이 있다는 벡스터의 발견을 나도 확인해 보았다. 식물도 영혼이 있을까? 식물도 인간의 마음을 읽는다면 지금까지의 식물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인 태도를 바꿔야 되지 않을까 싶다. 잡초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중심적 사고이며 일종의 오만과 편견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한 교구청에 있는 나무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의 마음을 드러낸다. 최근에는 우리 은행나무에 까치 두 마리가 나무 아파트를 짓는 것을 보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평수는 작지만 까치 가족이 살 수 있을만큼의 보금자리이다. 까치보다 못한 탐욕적인 인간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의 소중한 친구 몽실이라는 반(1/2)진돗개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몽실아 몽실아」라고 부른다. 그 어느날 내가 술에 취하여 돌아왔을 때 좀처럼 짖지 않는 몽실이가 큰 소리로 짖어댔다. 무슨 메시지일까? 개도 불성이 있다는데 아마도 나에게 「야이 인간아 인간아」라고 짖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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