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르드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 기념일인 2월11일은 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제정한 제4차 세계 병자의 날이다.
오늘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지에서 그 기념행사가 성대히 거행될 세계 병자의 날은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세계 병자의 날」은 오늘날 인류사회가 발전된 문명사회 안에서 편안한 삶을 영위하면서 쉽게 잊어버리기 쉬운「고통」이라는 단어를 묵상케 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가톨릭 보건인과 병원기관을 중심으로 세계 병자의 날 제정 취지를 살려내는 노력을 다각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한국교회는 세계 병자의 날이 제정된 사실조차 모르는 신자들이 많은 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차적으로 이를 널리 알리고 교육시켜야 할 교회당국은 물론이거니와 가톨릭계 병원들조차 이에 대한 사전정보가 미흡했으며 홍보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결과라고 할 것이다.
뒤늦었지만 국내 가톨릭계 병원과 관계기관 종사자들이 올해부터 세계 병자의 날에 대한 홍보작업에 나섰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스런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병자의 날 제정목적이 가톨릭교회가 병원을 설립, 운영하는 취지와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교황은 이미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11일, 제4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을 통해 교회 공동체의 사목자들과 보건사목 책임자들에게「보건정책과 의료사업의 방대하고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하느님의 백성과 시민사회의 관심을 일깨울 수 있는 활동들을 통하여 이번 세계 병자의 날을 제대로 거행할 수 있도록 적절히 준비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했던 것이다.
교황의 이번 담화문은 오늘날 전 인류가 잔인한 전쟁으로,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교황은「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신앙의 지평을 열어줌으로써 그들에게 육체적 도움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원도 아낌없이 베푸는 너그러운 분들이 더욱 많이 늘어나게 되기를」간절히 희망했다.
『고통받고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우리를 도와달라고 청한다』는 교황 말씀은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크고 작은 고통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병자의 날을 지내며 되새겨볼 만한 경구가 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무 힘도 없는 바로 여러분에게 교회와 인류를 위하여「힘의 원천이 되어주기를」청합니다. 현대세계가 우리 눈앞에 드러내고 있는 선과 악의 세력 간의 가공할 싸움터에서, 여러분의 고통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결합하여 승전을 거두기를 바랍니다』(구원에 이르는 고통, 3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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