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자…★
성탄 자정미사가 끝날 무렵 마지막 장엄축복을 내리시기 전 본당 신부님은 잠시 시간을 내어 공지사항을 말씀하신다.
이 날은 여느때와는 다른 날이므로 일년을 돌아보며 사목상황을 점검하고 신자들에게 협조를 당부하시곤 한다.
신자들의 변동상황을 말씀하실 때였다. 『일년동안 우리 본당에 새로 늘어난 신자들은 4백51명입니다. 이 숫자는 새로 이 구역으로 전입해 오셨거나 새로 영세입교한 모든 신자들을 합친 숫자입니다』하시곤 이어서『그런데 다른 데로 가신 분은 7백23명이나 되므로 식구가 좀 줄었어요』하시더니 그 내용을 설명하시는데『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셨거나 또 거주지역으로 교적을 정리해 가신 분들의 숫자가 그렇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보다 구체적으로『이중 서른 일곱분은 제일 좋은 데로 가셨고 다른 분들은 고만 고만한 데로 가셨다』고 말씀하시는 거였다.
그러자 신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며『교회에도 사대주의가 있는가벼? 좋은데가 따로 있는 걸 보면』하고 생각하다가 신부님의 다음 말씀을 듣고는 모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서른 일곱분은 어데 가셨느냐 하면 바로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아 이 말씀이예요』
★…기가 막혀서…★
D교구의 지방도시인 A본당에 M수녀님이 부임해 오셨다.
모든 수녀님들이 다 그렇지만 이번에 새로 오신 M수녀님은 참으로 아름다우셨다.
새 수녀님 오셨다고 인사를 나누던 안나 할머니는 수녀님 두 손을 마주 잡고『아이고, 수녀님! 어쩌면 요럭쿠톰 예쁘게도 생기셨을까잉, 아, 요 예쁜 얼굴 가지고도 와 시집은 못가셨지라우?』.
★…징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시 이상한 별을 따라 동방박사가 찾아온 이야기는 유명하다.
성탄대축일을 맞아 본당 평협에서 사목위원들과 함께 본당 신부님과 보좌신부님, 그리고 본당의 모든 수녀님들을 모시고 점심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식사 후 잠시 갖는 여흥시간에 사회를 맡은 평협총무가 본당 신부님을 앞으로 불러 모시고『신부님,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에는 하늘에 큰 별이 나타나서 위대한 분의 탄생에 대한 징조가 있었는데, 혹시 우리 신부님께서는 태어나실 때 어떤 징조 같은 건 없었나요?』
그러자 본당 신부님, 『왜 없었겠어요』하시더니『내가 태어날 때에는 나 자신은 너무 어려서 잘 몰랐지만 우리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서해안의 바닷물이 일제히 뒤로 쭈욱 밀려 가더라는군요』
그러자 신자들이 모두 웅성거렸다.
그러자 본당 신부님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였다.
『그런데 그 바닷물이 여섯시간쯤 지났는가? 그러자 다시 원래대로 쫘악 밀려 들어오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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