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 낀 아침 창가에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지저귑니다
날이 밝았으니 일어나라고
깊은 잠 깨어 일어나라고
새는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나는 나대로 살아 갑니다
복잡한 지하철 승강장 입구
앞 못 보는 젊은이 하나 서성입니다
머리속에 입력된 노선표 따라
더듬더듬 로봇마냥 움직입니다
그는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나는 나대로 그냥 살아갑니다
어느 해 긴 겨울밤
사랑이 소리되어 찾아 오던 날
시각장애인 눈을 뜨고
지체장애인 걷게 되고
청각장애인 듣게 되는
기적 같은 사건 하나 있었습니다
말씀이 사람되어 오신 것처럼
사랑이 소리되어 찾아오던 날
우리는 그 날을 감히「역사」라고 불렀습니다
은혜의 보답으로 아낌없이 내어놓고
감사의 마음으로 부담없이 나누며
움켜쥔 두 주먹 조금씩 펴고
닫힌 마음의 문 열었습니다
얼어붙었던 마음에 불씨를 당겨
사랑을 전파 속에 실었습니다
자원봉사자
그대들의 손에서
그대들의 눈에서
그대들의 입에서
얼굴에서
마음에서
희망의 큰 바다를 발견하였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보람, 봉사의 기쁨
참으로 행복하였습니다
병자년 새해를 맞으며
신의 은총과 축복을 빕니다
그대들의 귀한 시간은 또 이렇게 쓰여지고
양초처럼 어둠을 빛으로 바꿀 것입니다
진정으로 행복하여라
사랑으로 소리를 만드는 이여!
「사랑의 소리 방송」은 영원히 그대들의 것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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