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어떤 신자가 신부님을 찾아와 고해성사를 청했다.
『신부님, 저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모든 죄는 다 지어 본 나쁜 놈입니다』하면서 엉엉! 소리내어 우는 것이었다.
하도 섧게 울길래 신부님은 『그렇지가 않아요. 당신은 지을 수 있는 죄를 다 지은 나쁜 죄인이 아닙니다』하고 위로하였다.
그러자 신자는 슬피 울면서 『신부님께서는 저를 위로 하시려고 그러시겠지만 참말로 저는 온갖 죄를 다 지은 놈이란 말입니다』하고 더욱 슬피 울었다.
『어허! 아니래도 그러시는군요』하고 신부님이 다시 위로하시자 그 신자는 『신부님같이 착하신 분은 아마 상상도 못하실 일들을 저는 다 저질렀단 말입니다』하고 더욱 시끄럽게 울어대자 신부님이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아직 안 지어본 것도 있으니 너무 낙심말고 희망을 가지고 회개의 삶을 사시도록 하세요』
그러자 울던 그 신자가 『신부님, 제가 아직 안 지어본 죄가 있다니요?』하고 궁금한듯 물었다. 그러자 신부님이 빙그레 웃으시며 대답하셨다. 『자살은 아직 하지 않으셨잖아요』
★…초승달…★
시골에 사는 아녜스씨는 다른건 몰라도 공기 하나는 끝내준다며 도회지 생활에 대한 동경을 묵살하며 지낸다.
밤이면 별이 총총하고 어디 그뿐이랴. 보름달이라도 뜰라치면 도회지의 빛바랜 가로등보다도 더 밝은 밤은 사뭇 낭만적이다.
오늘도 분도의 손을 잡고 저녁미사에 다녀오는 길에 밤길이 많이 어두워 오늘은 구름도 안끼었는데 달은 어데가고 없누? 하고 하늘을 쳐다보았더니 저편 하늘에 실같이 가는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그것을 보던 분도녀석. 『엄마, 하느님이 손톱 깍아서 버린 것 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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