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광원전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어느 모임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모대학 교수라는 분(그분은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 등 세계 여러곳을 시찰했다고 한다)이 질문하기를 『영광원자력 발전소에는 핵폭탄을 1년에 몇 개씩이나 만드느냐?』고 질문하여 너무나 기가 막혀 한참을 망설이다 『전기를 생산한다』고 했더니『전기라면 전구를 얘기하는 것이냐, 아니면 전압이냐, 전류냐?』하더란다.
참으로 웃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원전종사자들은 이 대화에서 오히려 위안을 얻고 있다. 왜냐하면 전력사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원전을 두고 주장하는 내용들 중에는 원전종사자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어 이미 면역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표제의 제언속에 몇 가지 부분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도록 하기에는 가톨릭 교우의 한 사람으로 죄를 짓는 것 같아 바로 알리고자 한다.
첫째, 「영광 앞바다가 국내 연안에서 가장 심각하게 오염이 돼 있다」고 하여 영광원전에서 마치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영광원전에서 배출하는 것은 온배수이다. 온배수란 발전소에서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를 식히기 위해 폐쇄된 관을 통과한 바닷물을 말한다.
둘째,「일본과 비교해 두 배 가까운 건설비용으로 기술적인 면을 포함해 부실공사가 두렵다」고 기술하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만약 두배나 비싸다는 것이 사실이라 한다면 어떻게 비싸게 지은 발전소가 싸게 지은 발전소보다 부실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비싸게 지었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튼튼하다고 하는 것이 논리상 옳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완공된 영광 3·4호기(2기)의 건설비는 3조2천억원(추정)으로 기당 1조6천억원으로 계산되어 기당 1조5천억원이라는 일본과 비교해 두배라는 내용은 어디서 나온 자료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이 수치도 단위 용량과 건설 시점에 따른 화폐가치를 비교하지 않은 것이다.
셋째, 한전은 정부의 비호아래 일방적으로 편안하게 원전사업을 해 온 것으로 기술하고 있으나 한전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하여는 관계법령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하며, 오히려 더 까다로운 통제와 관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바란다. 뿐만 아니라 독자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한전에서는 절전(전기 아껴쓰기)캠페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기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 아껴쓰자고 광고하는 회사가 어디에 있는가?
진정으로 국가에너지 문제를 걱정한다면, 외국의 반핵운동(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아닌 것에 대한 반대)의 사례를 찾아 굳이 원전반대운동에 적용하려 애쓰는 시간에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라고 생각되는 나라의 전력사업을 연구하여 한전에 조언하고 지도하고자 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넷째, 원자력 발전이 세계적인 사양화 추세라하나 에너지자원(석탄, 석유, 가스 등)실정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과 프랑스는 경우가 다르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일본은 전 세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로부터 다량의 플로토늄을 도입한 바 있다. 플로토늄이라는 물질은 핵폭탄 제조에 바로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나라의 반원전운동에 일본의 전문가가 동원됨을 보아왔다. 정상대로라면 그들은 이웃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걱정하기에 앞서 자기나라의 핵개발정책에 더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그들이 일본내에서 얼마나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반원전활동을 하는지 또 유명인사인지는 기록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나라의 다급한 문제를 접어둔채 이웃나라에서 열변을 토하는 그들의 저의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발전소에는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들은 하느님께 다가가고자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묵묵히 살아가는 어린양들이다. 그 어린 양들이 교회 중심에서 봉사하는 어른 양들의 커다란 몸집에 길이 막혀 돌아서야 하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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