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천주교 신부(神父)들이 가장 정직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갤럽조사 연구소가 지난해 11월13일부터 보름동안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1천5백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직업인들에 대한 윤리수준 평가」결과다.
20개 직업에 대한 정직 및 윤리성 평가 정도를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결과는 신부의 정직 및 윤리성 수준을 긍정적으로 답변한 비율이 62.6%로 나타났다. 3년 전 조사 때의 58.1%보다도 긍정적 답변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고 전국의 신자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냈을지 궁금하다.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도 있었을 것이고 「긍정적 평가비율이 보다 높았으면…」하는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당사자들인 사제 본인들의 느낌이나 소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사제들이야 말로 자신들 스스로 대내외적으로 한국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신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정직한 계층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신부」들은 세속인이 아니면서도 세속 안에 살고 세속 안에 살면서도 세속인이 아닌, 신적이고 인간적인 이중의 신분을 지닌 분들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사제는 지상(地上)생활과는 다른 생활의 증인이 되고 관리자가 되지 않고서는 그리스도의 직무자가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의 실생활과 그 생활 조건에서 멀리 떨어져 산다면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없다』(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3항).
여하튼 우리 교회의 사제들이 『가장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참으로 흐뭇하고 가슴 뿌듯한 일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가톨릭교회 자체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또 다른 희망을 갖게 한다.
차제에 한 가지 욕심을 부린다면 긍정적 응답비율이 빨리 더욱 상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3년 전에 비해 4.5%나 그 응답율이 올라갔지만 그러나 아직도 37.4%라는 다수가 사제의 정직성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일로 생각된다.
우리 한국 상황에서는 사제가 교회를 대표하고 있기에 사제에 대한 평가는 교회에 대한 평가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곧 사제가 올라가면 교회도 따라 올라가고 사제가 내려가면 교회도 따라 내려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사제들의 보다 완전하고 부단한 쇄신의 노력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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