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前) 한국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장이 「내 탓이오」운동을 창시한 공로로 3월8일 서울에서 「세계 평화상」을 수상했다. 먼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이 상을 수상한 본인과 한국평협에 진심어린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
주지하는 것처럼 「내 탓이오」운동은 한국평협이 1988년 평신도의 날을 기해 「신뢰회복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한 이후 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90년 9월말부터 「내 탓이오」스티커 30만장을 제작, 자동차 등에 부착하면서 전개되기 시작한 순수한 우리 교회의 정신운동이었다.
당시 이 운동이 시작된 배경은 물질만능과 배금주의 등으로 인한 우리사회 윤리 도덕의 타락을 더이상 남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자기 탓으로 돌려 이 사회를 정화ㆍ개혁하는데 교회가 앞장서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렇게 시작된 이 운동은 두 달도 안돼 스티커 30만장이 동이 날 만큼 교회내는 물론 국내와 해외 여러 나라에까지 확산되면서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다가 이 운동은 평협회장의 교체와 함께 몇년동안 잠잠해져 뇌리에서 잊혀져왔다. 이번에 이 운동이 되살아나게 된 것은 미국에 본부를 두고 세계 1백 26개국에서 활동중인 세계 평화봉사단이 지난해 10월 총회에서 한국평협이 시작한 「내 탓이오」운동을 1백26개국 모든 나라에서 전개해 나가기로 결의하면서 이 운동의 창시자인 박 전 회장에게 평화상을 수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평협 고문을 맡고있는 박 전 회장은 평화상을 개인이 아닌 평협 측에 수여하도록 사양했지만 시상 지침이 그 대표에게 수여하고 인간문화재와 순회대사로 임명하는 관례를 무시할 수 없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이 평화상은 35년 전인 1961년 고(故) 케네디 미 대통령과 현재 이 상의 심사위원장인 로버트 엘레갱이 함께 제정, 10명 안팎의 세계 저명인사들에게만 수여해온 세계적 권위의 평화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한다.
아울러 우리 한국 천주교회가 순수한 신앙적 운동으로 시작한 「내 탓이오」운동이 이제 전 세계 1백26개국에서 종교와 국가를 초월한 정신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한층 우리를 가슴 벅차게 만든다. 우리 교회, 특히 평신도들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더욱 고양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설레이기까지 한다.
이런때에 한가지 명심할 것은 우리 자신들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우리 교회가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해서 우리는 이제 이 운동이 필요없을 만큼 우리들 사이와 이 사회에는 신뢰가 회복돼있는가, 또한 참으로 이 운동을 전 세계에 시범보일 만큼 성숙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들도 처음부터 「내 탓이오」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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