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새벽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들판의 기운에 새들의 노래에 흙의 기운을 잔뜩 느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참 농사를 지을 것이다.
등이 휠 정도로 별님을 업어보고 싶다. 우리 어린 시절 흔하디 흔하게 늘려있던 할미꽃이 다 어디 갔을까? 세련되고 화려한 서양 꽃 보다 들판에 흐트러진 우리 꽃을 가슴 한 모퉁이에 키우고 싶다.
애기똥같이 노란즙이 나오는 애기똥풀, 잎이 커다랗고 진자줏빛이 도는 보랏빛꽃의 처녀치마, 가지가 세개이고 아홉개의 잎이라는 의미를 지닌 삼지구엽초, 옛날 사약을 만들던 재료가 되었던 천남성, 미친 사람이 조금 조절해서 먹으면 제 정신으로 돌아오고, 제 정신인 사람이 좀 먹으면 미친 사람이 된다는 천남성, 미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광기의 시대에 천남성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봄들판 걷다 발 밑에 피어있는 들꽃을 본 기억들. 이른 봄 살아남기 위해 먼저 자라서 꽃을 피워야 하는 들판의 작은 꽃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대후손을 퍼뜨릴 수 없는 문명, 민중의 운명이 아니든가.
이른 새벽의 새소리에 이끌리어 맑은 물에 이름모를 꽃들에 이끌려 돌아다녔던 달을 등에 업었던 곳이 더 그립다.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술 마시는 것을 잊기 위해서 또 술을 마시고 주책부리기 전에 죽어야 하는데. 두 눈이 성할 때 빼주고 죄 많은 이 인간, 죽어서까지 땅을 차지할 필요가 있나? 육신은 화장하여 구만리 창천에 연기로 부활하련다. 뼈들은 썩어서 흙이 되어 윤회하겠지.
2백회 칼럼 여정에까지 늘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그리고 저의 이 긴 여정을 인내해 준 가톨릭신문사에 감사 드립니다. 저에게는 5년동안의 이 여정이 마음의 보석상자가 될 것입니다. 저는 한동안 너무 요란하게 살았습니다. 야속한 세상의 변덕을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이제 크지 않는 목소리로 꿋꿋하게 흔들림없이 민들레의 투혼으로 바보같이 바보같이 살아야겠습니다.
팔만대장경에 사용된 나무가 산벗나무(70%), 돌배나무(13%), 층층나무(5%)라고. 하루 5톤가량의 습도 조절을 한다는 신비로운 사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의 십자가인 산딸나무, 에덴동산의 선악과 나무, 석가모니의 득도나무 보리수, 참나무, 솔송나무, 너도밤나무, 노각나무 등 나는 나무가 생명운동의 영성을 상징하는 표상으로 생각한다. 내일 죽더라도 나무를 심고.
『신(神)에 대해 나에게 말하라 나무여,
나는 물었다.
그리고 나무는 꽃을 피웠다』
-타고르-
지금까지 환경칼럼을 집필해 주신 정홍규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호부터는 독일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정여주(리오바)박사께서 아동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교육문제 전반에 관해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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