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을 아주 좋아한다. 아마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누구나가 그 아름답고 화려한 색상과 신비스런 향내를 거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꽃들은 그 하나하나가 전부 신기하다. 저마다 다른 크기와 모양을 한 것들이 어쩌면 저리 고울까 싶다.
내가 가장 신비함을 갖는 것은 선인장 꽃이다.
선인장은 들여다보면 그 가시며 짙은 초록의 줄기에 한쪽에 다소곳이, 마치 부조화라도 이루듯이 화려한 빛과 고운 모양의 꽃을 피운다.
어느날 친구에게 예쁜 선인장 한줄기를 얻어왔다. 예쁜 꽃을 피워보기 위해서 잘 옮겨심고 물도 주었다.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데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뿌리가 잘내린 것 같지 않았다. 한달 후 마침내 초록은 누렇게 되었고 선인장은 죽어버렸다.
너무나 서운한 마음에 물어보았더니 선인장만의 옮겨 심는 방법이 따로 있었다. 옮겨심기 전 사흘정도를 뿌리가 바짝 마르도록 햇볕에 말린 후 옮겨 심어서 물을 듬뿍 준다고 했다. 그래야 죽음 일보직전까지 영양분이 고갈된 후라야 새환경에서 공급되는 양분을 다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선인장뿐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받아들여야 할 자세인 것이다. 나의 의지와 자아, 혈기, 개성을 버리고 주님께 올릴때, 구원은 나의 선한 행위로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이뤄짐을 깨달을 때, 죽기까지 자기를 부인하고 내려놓을 때 주님은 우리를 성전삼고 우리를 축복해 주신다는 것을 선인장을 꽃피우며 다시 묵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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