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3월29일자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순교 1백50주년을 맞이하여」란 제목으로 교구 사제들에게 공문을 발송한 사실은 무척 반가운 조처로 받아들여진다. 순교 정신의 고취와 순교자 현양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있어 커다란 활력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며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은 공문을 통해 오는 9월15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릴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를 전후로 김대건 신부 유해 순회 기도회 개최, 매월 순교자 현양미사 봉헌 등 연중 계속적으로 순교자 현양사업 및 행사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김 추기경의 발표내용 중 특별히 눈에 띄는 대목은 대외적으로 아시아 선교를 위해 「김대건 신부 장학회」를 결성한다는 계획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순교신심 고취 프로그램이다.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가 닿았던 동남북 아시아 대륙의 방인 성직자 양성과 선교를 위해서 김대건 신부 장학회를 만들어 사제 양성비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즉 마카오, 필리핀, 중국(연변)등 김대건 신부가 거쳐간 지역의 한국인 사제 지망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아시아 복음화에 앞장설 「그 분의 자랑스런 후예들을 길러내겠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순교자의 얼을 본받게 하기 위해서 주일학교를 통해 「순교자에 대한 특별교리」를 실시할 것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 순교 성인전을 읽도록 한 후 백일장을 열고, 「도보 성지순례」도 권장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다. 참으로 교회의 앞날을 내다본 반가운 조처라 아니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야말로 우리 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을 보노라면 수선탁덕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정신을 재삼 음미하게 된다. 때마침 서울대교구는 올해를 「청소년의 해」로 설정해 교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 사목에 심혈을 쏟아붓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때 발표된 김수환 추기경의 특별공문은 신자 젊은이는 물론이고 교회밖의 미신자 젊은이들에게도 청년 김대건 신부의 진취적 기상을 본받게 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에 깔고 있다니 더욱 반가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15세 어린 나이로 외국 유학길에 나서 온갖 고초와 어려움을 이겨냈던 김대건 신부야말로 우리 젊은이들이 표상으로 삼아 일생을 몸바칠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인생의 큰 스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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