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 됐다. 선거의 특성상 조용하게 진행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번 15대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 그 자체는 차치하고서라도 매스컴의 지나친 경쟁의식과 잘못된 보도관행으로 또 다른 의미를 홍역을 치루었다.
선거와 관련된 홍역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성격이 결정되어 왔다. 선거과정에서부터 부정이 개입한 원시적 형태에서부터 개표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으로 문제가 제기되었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컴퓨터 조작이라는 이름으로 선거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모두 우리가 지난날 겪어온 선거문화의 풍토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혼선은 한국 유수의 매스컴들이 미처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매스컴 스스로 선거와 관련된 혼란에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정보화 시대의 가속화, 그리고 경쟁 제일주의가 만들어낸 달갑지 않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5대 국회의원 선거는 막을 내렸고 우리는 또다시 2백99명이라는 선량을 우리의 대표로 뽑았다.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 당선된 선량들 역시 우리 스스로가 선택한, 우리 자신의 자화상임에 틀림이 없다.
놀라운 것은 우리가 선택한 우리의 대표자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60여 명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지난 14대 53명에서 불과 7, 8명 정도의 신자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 수치는 의원 총수의 20%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 복음화율 7%와는 비교가 안 되는 높은 신자화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 선량들의 높은 신자화율을 지켜보면서 반가움에 앞서 몇 가지 엄숙한 요청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와 정치가들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퇴락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신자 의원들에게 맡겨진 사명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이 신자라는 사실이다. 의원에 앞서 한 사람의 신앙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의원직에 임한다면 20%의 힘은 100%를 능가하는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힘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힘이다.
교회역시 신자 의원들이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자신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만일 신자의원 모두가 신앙을 바탕으로 한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정치발전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리스도가 신자 의원들의 중심에 있을 수만 있다면 우리의 정치는 신뢰를 회복할 수가 있을 것이고 정치가 역시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최상의 직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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