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성서와 함께」에서 편집 일을 하는 황충렬(알로이시오)씨가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주일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보내온 글이다.
하늘나라 오르는 꿈?
천당에서 아버지 하느님을 만나는 꿈?
천사들이 떠다니며 당신의 길을 안내하고
모두가 입가엔 웃음이 가득한 그런 하늘나라 꿈?
온갖 과일이 나무마다 넘치고,
사자도 호랑이도 여우도 뱀도 예수님께 꼬리치며
볼을 비벼대는 그런 평화로운 나라 꿈?
사람이면 늘 꿈을 꾼다는데
예수님은 무슨 꿈을 꾸셨을까?
때론 아마도 우리처럼 땀에 젖은 채 닦지도 못하고 곯아 떨어지셨을 거야
그런 날에는 무슨 꿈을 꾸었는지 생각나지도 않으셨을 거야
때론 잠꼬대도 하셨겠지?
무서운 꿈으로 엄마, 아빠를 찾기도 하셨을 거고,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에 놀라
“우아악” 소리 지르기도 하셨을 거야
어떤 날엔 배꼽을 쥐고 웃다 깨어나 겸연쩍게 머리를 긁곤 다시 잠들기도 하셨겠지
꿈속에서 만난 그리운 이를 껴안듯
옆자리에 누운 제자를 껴안으며 빙그레 미소짓기도 하셨을 거야
하지만 많은 밤 잠 못 이루셨을 것 같아
아파 매달리는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다 치유해 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당신을 알아보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율법학자, 고향 사람들, 사람들,
심지어 당신의 열두제자도 그러했으니
아픈 마음 달래며 홀로 기도하시느라 잠 못 드셨을 거야
사랑한 사람들에게 내몰려 죄없이 죽음을 받아드려야 하는 아픔에,
많은 밤 눈물을 머금고
‘아버지의 뜻을 이루소서!’ 기도하느라 잠 못 드셨을 것 같아
그래도 아마 날이 밝으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자비롭고 정의로우신 아버지,
사랑의 어머니이신 하느님 안에서,
아무에게도 제외되지 않은 그분의 계획을 나누며 신나라 웃으리라
설렌 가슴, 웃음 띤 얼굴로 잠드셨을 거야
그래도 아픔으로 잠 못 든 밤보다 나누어야 할 사랑으로,
당신을 보내신 분께 감사드리며 잠드신 날이 훨씬 더 많으셨겠지?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
보이지 않게 우리와 함께 계신 그분은 어떤 꿈을 꾸실까?
오늘 밤,
“우리들 꿈 꾸세요!” 인사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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