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은 성모성월이자 가정의 달이다. 교회의 일년 중 가장 아름답고 싱그러운 계절을 우리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께 바쳤다. 또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들어있어 부모님과 자녀 등 가족들을 생각해보고 각자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고 있다.
1622년 교황 우르바노 8세에 의해 제정된 성모성월은 신자들이 성모의 모범을 따라 특별한 은총을 청하게 함으로써 성모에 대한 신심을 실천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과 신심을 강조해 왔는데 성모신심이야말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로부터 주목받는 교회로 성장해온 밑거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있어서 성모신심은 초창기 교회의 경우 전례적으로 공경하는 면에서 매우 두드러졌으나 2백여 년이 흐른 오늘의 한국교회 성모신심은 대중적으로 확산됐을뿐 마리아의 성덕을 삶 안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양상으로 발전 아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레지오 마리애 푸른군대 성모의 기사회 등 성모신심을 바탕으로 한 신심단체들이 한국교회의 복음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교회의 질적 성장이 주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의 성모신심은 그 열성만큼 삶 속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기를 불과 4년 남짓 남기고 있는 시점에서 맞는 성모성월은 「마리아를 닮는 것은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성모신심의 생활화를 위한 사목적인 대비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별히 성모성월인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오늘의 세대는 심각한 가정위기에 직면해 있다. 가정이「기본가치 붕괴의 혼란」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 신자 가정의 비신자 가정을 향한 책임은 더욱 중해지고 있다. 신자가정이 공동체를 이루면 이 공동체는 자연스레 이웃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빛은 가려놓아도 조그만 틈만 있으면 뻗어나가고, 샘은 차면 저절로 넘쳐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신자 가정 안에는 문제 청소년, 문제 부모들이 없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성모의 달, 가정의 달을 맞아 모든 신자 가정들 안에서 전 가족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기도하는 가운데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를 일궈나가는 5월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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