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부활절은 나름대로 착실히 준비해 오며 맞이했었다.
외짝교우 입장이어서 그동안 주일미사나 판공성사를 성실히 행치 못하고 지내기가 일수였고, 가끔 주일에는 놀러가고 싶은 유혹과 남편과 아이들의 무관심에 혼란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갈등도 많이 겪었다. 올해는 반모임의 반장을 맡으면서 피정이니 각종 연수니 하며 틈이 난 신심을 차츰 메꿔가는 기회를 자주 갖기도 했다. 성3일과 현양조배까지 빠짐없이 지켰으니 내가 생각해도 대견스러운 일이였다.
사순시기에도 내 나름대로 경제적 육체적 고통을 기꺼운 마음으로 극복한 것 같아 부활대축일 미사는 그야말로 흐뭇할 수 밖에 없었다.
첫영성체를 한 아들과 부활미사를 마치고 다과회에 참석하고 있을때 뜻밖에도 남편이 우리 모자를 데리러 왔다. 너무 고마운 마음으로 집으로 왔는데 현관을 들어서자 마자 스카프를 성당에 두고 온 것을 알았다. 그 길로 다시 성당으로 가보았지만 스카프는 찾을 수가 없었다. 단 한번 밖에 사용하지 않은 스카프여서 아까운 생각이 들었고 속상함도 있었지만 주님께서 물욕을 자제하라는 교훈을 주시는 것으로 여기며 마음속으로「내탓이오」를 크게 외치면서 뜻있는 부활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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