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말 현재 한국 천주교회는 신자증가 면에서나 신앙생활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신자 증가율이 3%대로 현저히 격감한 사실과 또한 3백45만 전체 신자의 3분의1정도만 수계생활을 하고 있다는 교세 통계결과에서 알 수 있다
먼저 신자 증가율이 3%(3.36)대로 떨어진 것은 18년 전인 1978년(3.98%)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다. 이처럼 낮은 증가율은 82년 9.60%라는 경이적인 증가를 기록한 이래 매년 떨어져온 증가율이 92년에 들어 4%대로 떨어지고 다시 3년만에 3%대로 하락한 것이다.
신자 증가율이 하락한 원인은 여러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교회의 역할과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곧 7,80년대 정치적 압박과 사회적 혼란 등이 겹칠 때 교회가 선봉에 서서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준 것이 신자증가와 직결됐다는 사실이다.
또 80년대에 우리 교회가 놀랄만한 교세증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조선교구설정 1백50주년 (81년), 교황성하 방한 및 103위 시성(84년), 서울 세계성체대회(89년)등의 큰 행사를 치루면서 직ㆍ간접적인 교회 홍보와 함께 교회의 전교노력이 왕성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우리 교회의 교세증가가 현재 3%대로 하락한 원인은 바로 교회가 오늘의 사회에 참된 희망과 위로를 주지 못하고 있거나 또는 교회의 전교노력이 태부족하기 때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우리 교회 전체신자 중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는 35%에 불과하고 또 판공성사를 받는 신자는 30%정도(성탄31, 부활29)밖에 안된다는 사실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냉담자 27%를 제외한 73%의 신자 중 그 절반정도 밖에 수계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현실은 우리 교회의 현재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예비자 입교부터 영세 후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보다 철저하고 합리적이며 현실에 맞는 사목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세통계상에 나타난 우리 교회의 현주소를 각 본당, 교구, 한국교회 전체가 바로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일이다. 우리 교회가 언제까지나 「성당만 지키고 앉아서 기다리는」전교 안하는 교회로 남아있거나, 또 「영세 후는 제 갈길 제 스스로 찾아가게」신자를 방치한다면 교회는 점점 벼랑끝을 갈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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