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원 앞마당에 핀 성소 꽃이라 불리는 보라빛 잔디 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친구들과 미팅을 갔었지. 뚱뚱하고 못생긴 애. 있길래 쟤만 빼고 다른 애는 다 괜찮아. 그러면 그 애는 왜 꼭 내 짝이 되는 걸까!』
요사이 길을 걷다 보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머피의 법칙」이라는 유행가의 한 소절이 있다.
성소식별 중일때 친분이 있던 연로하신 신부님을 뵈러간 적이 있다. 『수녀원에 가는 건 좋아, 그런데 외방선교회는 빼고 찾아보지!』라는 말씀이 생각나면 지금도 웃음이 나곤한다.
선교수녀가 되려면 식별기, 청원기, 수련기를 거쳐 첫 서원을 하게 된다.
1 년간 본국에서의 사도직 체험을 마치면 선교지로 파견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조국에서 살았던 삶보다 더 긴 여생을 제2 의 조국, 선교지에서 나누게 될 것을 의미한다. 현재도 우리나라에서 40 여 년을 살고 있는 선배 수녀님들이 계신다.
「선교」라고 하면 우선 어렵게만 느끼는 신자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복음선포의 사명을 부여받았다. 이것은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사명이며 동시에 모두의 부르심인 것인다. 이 사명을 우리의 가정, 학교, 사회 안에서 이루어 나가는 것, 그것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아닐까? 「땡땡」식사종이 들려오고 아일랜드 수녀님이 부르시는 것 같다. 오늘 반찬은 냉이국에 두부부침인게 틀림없다. 들어가는 길에 혼자 중얼거린다. 『머피야, 이제 「쟤만 빼고」라는 소절을 바꿔주지 않을래?』
지금까지 집필해주신 조정래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주부터는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오은주 수녀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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