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맞은 올해, 각 교구와 본당, 기관 단체 등에서 공의회를 배우고 실천하려는 움직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최근 들어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에는 올해 공의회 학교 교육 프로그램에 레지아 소속 간부들이 대거 수강 신청해 공의회 문헌을 배우려는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대교구 사목국에서 실시하는 구역반장 교육에서도 새 천년기 보편교회의 주요한 사목적 과제인 새로운 복음화를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비추어 성찰하는 교육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나아가 일선 본당에서도 사순절을 맞아 혹은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월례교육의 프로그램에서도 공의회의 내용을 교육 과정으로 하는 바람직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공의회가 지닌 정신을 배우고 익히려는 노력이 교회 안에서 일고 있는데 대해서, 미래 한국교회의 사목과 신앙 생활에 있어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그야말로 현대 교회의 오늘날 모습을 형성한 원천이 아닐 수 없고, 미래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여전히 제시해주고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다른 어느 나라 교회 못지 않게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촉구한 적응과 쇄신의 노력이 경주된 지역교회이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격변이 바로 공의회로부터 비롯됐으며,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미래 사회에서 우리 교회가 지향해야 할 지침이다.
하지만, 과연 공의회 정신이 완전하게, 혹은 충분하게 한국교회 안에서 실현됐는지는 여전히 주어지는 물음이다. 특별히, 공의회 정신을 바탕으로 할 때 미래 한국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의 역할과 몫은 새로운 복음화에 있어서 거의 결정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신앙으로는 오늘날 사회와 세상의 급변 속에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선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평신도들 스스로가 공의회 정신을 살아가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과연 공의회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공의회의 결과물인 문헌들을 철저하게 익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공의회 문헌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요구에 크게 응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교회 당국은 더욱더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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