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고속도로 건설ㆍ 유지를 맡고 있는 도로공사의 부채가 3조8천3백억에 달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해 내 26·9%나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선 도로공사 부채가 천문학적인 숫자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근 4조에 달하는 부채를 언제 어떻게 지게 됐는지 알고 싶다. 91년부터 물가상승에 따른 통행료를 인상하지 못해 이 같은 손실이 발생했단 말인가?
단일 공사의 부채가 이렇게 큰데 이를 감독하는 정부의 주무부서는 뭘 했는지 의문이 든다. 공기업의 재무구조가 이렇게 열악했다면 진작에 어떠한 조처가 뒤따라야 했다. 시설 재투자가 필요하다면 이를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꼭 통행료를 대폭 인상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또 92년부터 95년까지의 물가상승률 23%보다 높은 26·9%를 인상할 방침이라 한다. 단지 물가불안을 우려해 통행료를 5년동안 억제시켜 오다가 더 이상 견딜수 없어 통행료를 인상한다면 이 또한 물가에, 국민들의 가계에 큰 부담을 지우지 않는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 4년동안 물가상승률이 이만큼이니까 통행료 인상률을 그것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다. 한해에, 일시에 근 30%에 달하는 공공요금 인상이 있었는가? 정말 뒤통수 얻어 맞는 기분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번 인상은 감사원이 건설교통부에 보낸 질의서에서「통행료의 지나친 동결 중지」가 건의되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또한 모양새가 우습다.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는 인상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감사원이 이렇게 이야기 하니까「그래, 인상하자」하고 결정했단 말인가?
정부는 이번 통행료 인상 방안을 재고해야 한다. 통행료의 인상이 불가피 하다면 물가에 연동시켜 매년 조금씩 현실화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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