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예수님께서 내려주신 작은 기적 한가지가 있다. 이 기적이 시작된 때는 아마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복사를 시작할 때부터인 것 같다.
성당과 우리 집은 엎어지면 코닿을 1백미터도 되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수녀님께서는 항상 방학때 새벽미사때나 담당복사가 결석을 했을 때 자주 나를 부르곤 하셨다.
성당과 우리 집 사이에는 6차선 도로가 가로막고 있었는데 그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하나 있었다. 문제는 이 횡단보도의 위치가 좋지 않아 잦은 교통사고가 발생, 인명 피해가 수없이 났다. 우리 본당 신자 중에서도 3명이나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렇지만 몇 미터 앞뒤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이유로 성당 앞 횡단보도엔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았다.
새벽 미사에 나갈 때면 어머니께서는 항상 횡단보도를 조심하여 건너라고 하셨다. 그런데 한가지 신기한 사실은 내가 복사 서러 성당에 갈 땐 그렇게 꼬리를 물고 행진을 하던 자동차들이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고 한적한 도로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를 주님의 은총이라 생각하고 무사히 그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렇게 지내고 몇년 후 우리 가족은 성당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했다. 새로 이사를 온 곳은 오거리로 물론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오거리라 그런지 이곳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려면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곳에 와서 끝난걸로 예상했던 예수님께서 주신 작은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
아침 복사를 서기 위해 이 횡단보도에 점점 가까이 가면, 아니나 다를까 빨간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뀐다는 사실이었다.
지금은 9시 학생 미사를 핑게로 새벽 미사로의 발길은 잘 돌려지지 않지만 한때 복사 설때의 그 작은 기적은 예수님의 또다른 은총으로 내 마음속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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