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릉, 부르릉, 딸달딸…
새벽 5시30분. 알람시계처럼 정확하신 옆집 아저씨의 경운기 소리에 잠을 깬다.
주소: 경기도 이천군 설성면 암산1리「골롬반 공동체」
가족: 미국 신부, 아일랜드 수녀, 필리핀 수녀, 아일랜드 평신도 선교사, 한국 수녀.
환경: 한옥집과 딸린 텃밭, 밭, 자전거(자가용)4대,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
그야말로 유엔 공동체인 우리들은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품삯으로 살림을 꾸리며 살고 있다.
우리집의 거의 모든 것은 재활용되며 재래식 화장실 역시도 좋은 거름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의 외적 모습은 다르나 우리의 이상과 마음은 하나이다. 그것은 도시로 도시로 향하는 이들과는 다르게 농촌에서 외로이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하느님이 맡기신 땅을 소중히 보살피고, 땀 흘려 우리힘으로 살림을 꾸려가며,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며 살고자 하는 것이다.
집에는 대문도 없다. 동네 길도 되고 또한 쉼터도 된다.
동네 사람들은 이런 우리의 삶에 대해 묻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과 우리가 서로 나누고, 서로 만났기 때문이다. 함께 땀흘리며 밭을 갈고, 돼지를 치고, 병자의 가정을 방문하고, 장례식을 함께 치르고, 피곤에 지친 서로를 격려하고, 식사때 오시는 분을 위해 말없이 수저 한벌을 더 놓는다. 그때 그들의 구릿빛 얼굴에 빛나는 눈동자와 함박꽃 웃음!
이런 우리집에 가훈을 하나 만든다면 이렇게 제의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
『대문이 없는 집, 대문이 없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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