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헌장」반포 1백5주년 기념일인 지난 5월15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노동사목위원회는 「노동자들의 참다운 권익을 위한 건의서」를 발표했다. 이번 건의서는 정부가 지난 4월24일 발표한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해 가톨릭교회의 정통 가르침에 근거한 보완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 노사관계 구상에 즈음하여」란 부제를 달고 공포된 이번 건의서는 「신 노사관계 구상」이 실제로 모든 노동자들의 권익을 되찾아 줄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의 법개정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정부당국의 올바른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건의서는 현행 노동조합법 가운데 「제3자 개입 금지」조항 및 「복수노조 금지」조항을 폐지할 것과 함께 비정규 근로자 및 4인 이하 영세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 보험법을 포함한 모든 노동관계법을 전면 적용할 것을 촉구하고 「외국인 노동자 보호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건의서는 또 정부가 복수노조 금지나 제3자 개입 금지 조항 등을 철폐하는 대신, 기존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변형근로시간제, 연장근무수당, 연ㆍ월차 수당, 연ㆍ월차 생리 휴가제의 폐지, 휴일근무수당의 삭감, 해고요건의 완화와 같은 노동관계법 일부를 고쳐서 도리어 나빠지게 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는 어렵사리 마련한 노동관계 발전의 기회를 다시 한번 퇴보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오늘날 1백여년 전 「노동헌장」에서 경고한 대로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는 과정을 두눈으로 똑똑히 지켜봐 왔다. 바로 인간에 대한 참된 존중의 결여가 완고한 사회주의 체제의 와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중된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일은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무시된 자본주의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바로 이 같은 관점에서 교회가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대해 정확히 알아듣고 공부하여 그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신 노사관계 구상」에서 얘기한 공동선을 위해서 인간존중의 노사문화를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인간의 노동이 올바른 평가를 받는 참다운 노동사회 건설을 위해서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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