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회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때로 피살, 구금, 총살, 추방, 포로, 질병에 걸리는 등 가슴아픈 일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것은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일 중에 하나이다. 한데, 요사이 우리 회 수녀들은 또 한 분의 동료수녀를 위한 마음의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도로테아 수녀님!
그녀는 첫 선교지 미얀마에서 학교와 의료사업에 전념하던 중 정부로부터 추방당했다. 그리고 이후 30여 년을 한국에서 의료사업과 미혼모의 집을 운영했다.
그런 그녀에게 병마는 스며들었고, 급기야 사형선교가 내려졌다. 본인은 선교지에서 삶을 마감하고 싶었으나, 의료혜택과 한국신자에게 폐가 된다는 말씀으로 이제는 반겨주는 이 없는 본국에서 외로이 마지막 남은 몇개월의 삶을 암세포와 싸우고 계신다.
이 수녀님의 삶에서 나는 거룩함과 엄숙함을 느낀다. 자신의 온 정열을 다바친 선교사업과 수도자의 길. 이것은 그녀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서 함께 하셨으며, 그녀의 그리스도에 대한 순명의 열매가 아닐까!
수녀님이 함께 나누어 주신 30년 세월에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전 생애에 길동무 되셨듯이 이 순간도 길동무 되어 주시라는 믿는다.
수녀님을 생각할 때 흥미롭게도 나의 일기장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신문 부음란」. 1995년 8월3일 새벽 1시 오은주 수녀 건강하게 선교사로 활동중 선교지에서 심장마비로 선종, 여느때처럼 전일 일기장 마지막은 『주여! 이 밤도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해주십시오. 저의 삶은 언제나 외로움 속의 한 순례자 입니다』라고 씌였음. 빈소: 돈암동 수녀회 본원. 장례미사: 1995년 8월5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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