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시의 신설본당인 J본당에 초대신부님으로 발령나신 J신부님.
아직 덩그러니 터만 닦아 놓고 가건물로 성당을 꾸며 힘든 살림을 꾸려나가시느라 여념이 없으신데, 집이 아직 시원찮아(?)보여 그런지 이상한 종파의 사람들이 겁도(?)없이 신부님께 신앙토론을 걸어오기도 한다.
오늘도 성전건립에 관한 문제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데 임시 사제관으로 거처하고 계시는 아파트로 요상한 책자를 든 사람들이 방문했다.
『주 예수를 믿으세요』
『그렇잖아도 저는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 사람들, 만만한 고객을 만난 외판원처럼 적극적인 태도로 『거,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은 술도 먹고 담배도 피고 하면서 적당히 대충 신앙생활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 성서말씀대로 철저하게 사는 우리 교회로 나오시죠?』
그래서 신부님이『성서 말씀대로 산다, 안 산다는 말은 무슨 말씀이오?』하고 되물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천주교 신자들처럼 술도 마시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성서말씀을 철저하게 지키며 산다는 말이죠. 예를들면 주일엔 절대 일도 안 할 뿐 아니라 돈을 지불하거나 물건을 사지도 않는다는 말이죠』
그러자 지기 싫어하시는 성품이신 J신부님, 『거, 좀 거짓말 대강 하시오』『거짓말이라니요?』『그렇지 않소, 당신의 팔이 두 개 다 달려있고, 눈도 두 개 다 있는 것보면 말이오』『팔이 두 개고 눈이 두 개인 것은 정상이잖아요?』『그러니 당신은 성서 말씀대로 안 산다 이말이오』『어째서요?』『성서에 이르기를 「손이나 발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찍어 던져 버려라. 두 손과 두 발을 가지고 영원한 불 속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구의 몸이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더 낫다. 또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불붙는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한 눈을 잃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더 낫다」(마태오 18,8~9)고 되어 있지 않소, 당신들이 참말로 죄를 한번도 안 지었단 말이오?』하고 호통을 치자 그들은 물러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