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잔칫집이나 초상집에 가면 기쁨을 함께 나누거나 유가족들을 위로해주기 위한 진심어린 심정으로 찾아 갈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상가집에 의도적인 계산을 깔고 찾아가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는 느낌이 든다. 상대방의 지위에 따라 심하게 말한다면 상대방이 내게 어느 정도 이득을 가져다 줄지에 따라 계산된 조의금과 의례적인 위로의 말을 하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조의금이 몇 억이 됐다는 풍문 아닌 풍문도 일반화 되어 있을 정도다.
6월4일 오전10시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는 고 장면 총리의 서거 3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김수환 추기경과 그 유가족들 그리고 평소 장 총리의 삶과 신앙을 존경해왔던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인의 명복을 비는 엄숙한 자리였다.
그러나 미사가 막 시작되려는 찰라 우리나라 대표 여당과 야당의 거물들이 한 무리의 기자들을 대동(?)하고 입장했다. 미사 전에 미리와서 조배를 하던 신자들은 갑자기 벌어진 소란에 어리둥절 했다. 더군다나 이들은 당당히 걸어들어와 성당의 맨 앞줄에 앉고, 보도진의 소란에 급기야 마이크를 잡은 사제가 퇴장 명령을 내리는 등 엄숙해야 될 미사 전 분위기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도 진정 고 장면 총리의 명복을 빌기위해 바쁜(?) 의정활동 중에서 시간을 쪼개 찾아 왔으리라. 그러나 이왕 미사에 참례하기로 작정했다면 좀 더 서둘러 왔으며 어떨까 생각한다. 뉴스 메이커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몸들이지만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이날 모인 신자들은 아무런 사심없이 그들을 맞이 했을 텐데…
이날 김수환 추기경이 「장면 박사는 인품과 덕이 모자란 분이 아니라 권모술수가 모자랐던 것이 큰 약점」이라고 말한 의미를 이들이 알아 들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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