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성심 대축일인 6월14일(금)은 한국 주교회의가 정한 「사제성화의 날」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3월25일 발표한 「사제들에게 보내는 성목요일 교황서한」을 통해 사제들이 「성덕의 봉사자」가 되어야 할 의무를 다시 한번 깨닫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교구가 예수성심 대축일이나 아니면 지역의 필요나 사목관례에 적합한 다른 날을 기해 「사제성화의 날」을 지낼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 주교회의는 지난해 가을 정기총회에서 매년 예수성심 대축일을 사제성화의 날로 지내기로 했다.
사제성화의 날은 한마디로 사제직의 고귀함을 일깨우고 이를 위한 교구 공동체의 기도와 희생의 의무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제성화의 날이 제정된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사제성화의 날 제정이 요청될 만큼 사제들의 성화를 가로막는 현실적인 요인들이 잠복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다같이 이 점을 살펴보고 교회 구성원 모두가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야말로 사제성화의 날 제정의미를 살려내는 일일 것이다.
먼저 사제 개인적으로 스스로 「성덕의 봉사자」로서 제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해 볼 일이다. 사실 현대의 사제는 세속정신에 의해 집요하게 도전을 받고 있다. 사제 스스로 사제들이 안고 있는 유혹과 문제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고 「거룩함의 봉사자」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제 자신들이 노력과 교회 공동체의 기도와 희생, 적합한 계속교육이 참으로 필요하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제성화를 위한 신자들의 노력이다. 신자들은 사제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할 의무가 있다. 사제들의 성화는 은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은총을 얻는 방법 중에 기도가 가장 으뜸이다. 신자들은 사제들의 약점을 들춰내고 확대하기보다 대신 덮어주고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참으로 사제를 위하고 사랑하는 신자는 그런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 사제는 좋은 신자가 만든다는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사제성화의 날이 설정된 의미는 2천년대(3천년기)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새롭고 더욱 강한 열정이 교회의 쇄신과 「새로운 복음화」의 주역인 사제들에게 솟구치도록 촉구하고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교회의 쇄신과 복음화는 무엇보다도 성직자들의 쇄신과 성화가 선행돼야 한다」(2백주 사목의안 「성직자」편 서문 참조)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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