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가 주문모 신부 및 윤유일 등 초창기 순교자 8위에 대한 시복시성 청원서를 최근 교황청에 제출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들은 순교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복시성 추진을 허락 받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써 우리 교회는 전주교구가 순교자 윤지충, 권상연 등 5위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을 이미 허락 받은 것을 합치면 13명에 대한 시복시성운동을 공식적이고 대대적으로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우리 한국교회는 기존 1백3위의 순교성인을 모시고 있지만 계속해서 시복시성운동을 벌이게 되는 데는 크게 두 가지의 깊은 뜻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 하나는 과거 1백년의 박해 동안 1만 명이 넘는 순교자들 중 아직도 시복시성 대상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과 또 하나는 우리 교회의 뿌리가 신앙 선조들의 순교에 두고 있어 우리 교회의 사활은 그 뿌리찾기와 직결된다는 인식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 교회는 순교 선조들을 본받고 그들을 신앙의 모델로 받아들일 때 교회의 현재와 장래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면에서 순교자들 모두 시복시성이 되는 것이 바람이지만 교회 측이나 정부 측 혹은 순교자 집안의 기록마비나 사료 미발굴 등으로 시복시성 추진 대상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인 것이 우리 교회의 현실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주, 수원교구가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시복시성 대상자들을 찾아 교황청의 허락을 받아 정식으로 추진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참으로 뜻있고 중요한 일이다. 이들 두 교구 이외에도 거의 전 교구에서 순교자 찾기와 이들의 시복시성운동을 전개할 예정이어서 우리 교회의 앞날은 대단히 희망적이라 볼 수 있다.
앞으로 각 교구가 시복시성운동을 전개 하는데 있어 전국기구가 필요하리라 본다. 각 교구에서 선정한 시복시성 대상자들을 우선 국내에서 심사하고 전국 동시의 기도운동과 필요한 모금 등을 하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한국의 순교 성인」이 특정교구의 성인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각 교구로 흩어지며 그만큼 결집력이나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황청에 대해서도 교구가 각각 따로 상대하기보다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일의 성공적인 추진과 인력, 재정 등의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황청 업무에 익숙한 전문인이 추진하는 일과 새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쪽과는 모든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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