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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음악을 사랑하고 특히 성가합창을 즐겨듣는 사람으로서 지난 26일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있었던 가톨릭 합창제를 다녀와서 느낀 바를 적어본다.
먼저 성음악 감상 기회를 마련하여 준 대구 가톨릭 음악인 협회에 감사하며 좋은 음악을 들려 준 출연 팀들의 노고에도 깊이 감사한다.
그러나 출연 팀들의 정성과 열의에 비교하여 주최 측의 무성의에 대하여 감히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프로그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계산성당 성가대는 왜 출연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사정상」이라는 방송 한 마디로 때웠다. 처음부터 출연의사도 없는 팀을「프로그램에 넣어 두면 설마 출연하겠지」라고 한 것인지 아니면 주교좌 대성당이 거짓말을 한 것인지….
전자든 후자든 대표가 무대에 나와서 사정을 설명하고 정중하게 사과하는 정도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
가톨릭 합창제라는 거창한(?)이름에 걸맞지 않게 출연 팀의 수가 너무 작았고 거기에 한술 더 떠서 프로그램에 나와있는 팀도 출연하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둘째, 개막시간도 정확하게 홍보 할 수 없었는지?
본인이 받은 초대장에는 8시20분, 프로그램에는 8시, 매일신문에는 8시30분, 교구주보에는8시,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8시10분에 입장한 사람이『왜 이렇게 일찍 시작하였느냐?』라고 물어 오기도 했고 늦게 입장한 사람들의 발소리, 의자소리가 거슬렸다.
결국 주최 측의 무성의라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혹시 무료입장 청중이라고 대충하여도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한 마디로 실망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은커녕 거꾸로 가고 있다.
덧붙여 개인의 생각으로는 프로 성악가들의 출연을 자제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참가하고 싶어도 창피를 당할까 두려워 포기하는 성가대를 더욱 주눅 들게 하기 때문이다.
좋은 연주, 잘하는 합창을 듣는 것은 매우 즐겁다. 하지만 많은 팀이 참가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순수한 본당성가대가 노래자랑이 아닌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생각하면 조금 잘 하고 조금 못하고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며 있는 그대로 정성껏 연습하여 보여주고 들려줄 때 하느님께서 더 기뻐하시리라 믿는다.
많은 본당성가대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여름에 걸맞는 알찬 합창제가 되리라 믿으며 단골 청중의 고언(苦言)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대구 가톨릭 음악인 협회이기를 기대하고 많은 발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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