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독일 알퇴팅(Altotting)의 성 십자가수녀원에 있는 그라씨아 수녀가 7월5일 첫 허원을 한 조카 수녀에게 보내는 글이다.
내 사랑하는 조카야, 너의 첫 허원을 축하한다.
네가 꽃동네 수녀원에 입회한지가 벌써 4년이 되었구나. 그동안 청원기, 수련기를 마치고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님 축일인 7월5일 첫 서원을 한다니 무한히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조카 수녀야!
수도생활이란 우리 성교회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큰 축복의 생활이란다. 그리고 3대 허원으로써 우리는 내 개인 또 어느 개인에 속한 우리가 아닌 완전히 우리 자신을 성교회에 바친 몸이란다. 그래서 이제부터 수련, 수도생활이 시작되는거야.
너는 지금 허원을 함으로써 수련소를 나온다고 하지만 이제부터 수련이 시작되는거야. 성교회에서 또 우리 수도원에서 참다운 필요로 하는 수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죽을때까지 나는 닦고 갈아야 해! 수련소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말이다. 그리고 각자 수도원의 카리스마를 통해서 말이다.
내가 수녀원에 입회할 때 우리 집안에 아무도 영세한 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가는 집마다 십자고상과 성모님을 모셔놓고 기도하며 평화로이 사는 교우집안이 되었구나.
몇년 전 네가 엄마랑 영세했다는 편지를 받았을때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고 그저 감실 앞에서 감사의 눈물을 흘렸단다. 해마다 누가, 누가 영세했다는 소식은 나를 얼마나 기쁨과 행복하게 하는 소식인줄 아니?
조카 수녀야! 내가 이제까지 기도로 너를 동반한 것처럼 계속 우리 서로가 기도로써 동반하자. 그리고 우리를 무에서 창조하시고 또 덤으로 우리들을 이 축복의 생활로 불러주셨으니, 주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좋은 수도자로 너는 꽃동네에서 나는 이곳 성 십자가수녀원에서 정결, 청빈, 순결, 이 3대서원을 매일 새롭게 봉헌하며 만민에게 주님의 축복을 전하는 수도자가 되기로 힘쓰자.
7월5일 나도 내 허원을 새로 갱신하며 너와 함께 새로 출발하는 삶을 시작하겠다. 하느님의 축복이 너와 너의 동료들에게 담뿍 주시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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