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던 김성태씨의 논에 이름 미상의 벌레가 생겨나 온 논을 헤집고 다니며 잡초를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하여 화제다.
이 벌레는 작년부터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모를 심은 직후부터 온 논에 그득해 농사를 망칠까 많은 걱정을 했지만 김씨는 농약을 칠 수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간의 경험으로 농사는 유기적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쁜 것이 있으면 좋은 것도 있고 그런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것이 농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자연은 살아있다」는 소리로 들렸다.
땅을 무시하고 자연을 천박하게 대한 덕에 우리는 지금 물과 공기의 오염, 지구 온난화, 농약 투성이의 먹을거리, 동식물의 멸종 등의 온갖 질병을 겪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공동체적이다. 이쪽이 살면 저쪽도 살고 이쪽이 죽으면 저쪽도 죽는 그런 관계이며 어느 한편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는 공존이다.
살아있는 땅에는 익충도 있고 해충도 있다. 메뚜기도 살고 거미, 지렁이, 멸구도 함께 산다. 메뚜기가 뛰어놀지 못하는 땅, 지렁이가 기지 못하는 땅에서 난 밥을 사람이 먹을 수 있을까.
땅이 죽는데 인간이 살 수 없다. 쌀 대신 물 대신 첨단 신기술을 먹고 살 수는 없다. 땅의 파괴는 인간성의 파괴요 농업의 파괴는 생명의 파괴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 담당 박석희 주교는 제1회 농민주일을 맞아『농업 농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와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농민주일은 함께 더불어 살자는 가치의 발견이며 새로운 공동체운동이다.
박석희 주교의 담화처럼 농민주일은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섬기고 나눔으로써 서로의 생명과 생활을 보장해가는 공동체운동이며 도시와 농촌은 한 생명을 이루는 지체이다.
농사만을 지으며 한 평생을 살아온 촌로의 농부 김성태씨는 자신이 유기농을 지키기 위해 힘들때마다 공동체를 생각하며 견디어 냈다고 한다.
자신을 믿는 소비자를 생각하고 함께 농사짓는 유기농 회원들을 생각하고 그렇게 견디어 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생긴 벌레 한 마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참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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