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회의 사회참여적 발언들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교구의 경우 교구 주보에 보기에 따라서는 정치적인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사 문제를 담은 간지를 함께 넣었다가 이에 대해 신자들이 항의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본당에서 강론 시간에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될 수도 있는 사회문제를 주제로 삼았다가 불평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상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교회가 발언하는 것에 대해서 다양한 찬반 의견이 나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그것이 교회가 분열하고 있다는 의미도 전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다양한 의견들, 심지어 첨예한 찬반 논란을 불러오는 격렬한 논쟁들 역시 토론이라고 볼 수 있고, 그 과정을 거쳐서 적절한 식별이 이뤄지기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이 무조건적으로 자신과 다른 의견을 배척하는 경직된 자세로 이어지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란과 논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식별의 모든 기준들이 신앙과 교회의 가르침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점이다.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경륜과 지혜, 그리고 오랜 역사의 경험으로부터 지금 이 자리의 문제들을 식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보배로운 원천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교회의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은 다른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세속적 이해타산에서 한걸음 물러서 양심과 지성을 갖고 사회문제를 바라볼 때, 올바른 방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이 보배는 사회교리가 아닐 수 없다. 사회교리는 특별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세상에 열린 자세를 천명한 교회가 신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가르치고 실천해야 할 가르침이다. 어떤 사회문제를 바라볼 때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침은 바로 이 사회교리이다.
작금 우리 사회, 그리고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교회와 신자들은 이른바 4대강 문제나 해군기지 건설 등을 둘러싼 수많은 찬반의 논리들을 접하고 있다. 그 사회문제들을 바라보는 우리가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바로 사회교리이다. 논쟁과 토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는 상이한 의견들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루어내기 위해서 더욱 빈번한 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토론을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사랑의 정신과 함께 교회의 권위 있는 가르침으로서의 사회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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