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몇 가지 결정들이 눈에 띈다. 우선, 사제들의 쇄신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할 사제연수원 건립이 결정됐다. 이에 앞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사제 평생 교육 현황 및 추진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를 적극 검토한 주교단이 사제 평생 교육 시설인 사제연수원 건립에 뜻을 모은 것이다. 30여 년간 여러 가지 어려움 등으로 보류됐던 이 문제가 이번 총회에서 결정된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사제들의 재교육과 충전은 한국교회 영적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한국교회 사제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데도 이들에게 밑거름이 될 영적 쇄신의 여건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교구별로 중견사제연수나 연례 피정 등이 일정 부분 역할을 수행했지만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했던 게 현실이다. 사제단 안에서 재충전의 바람은 컸지만, 이를 적극 수용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사제연수원 건립은 많은 사제들에게 재교육과 쉼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기치로 내건 한국교회의 발걸음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적극적인 해외선교 의지를 천명한 것도 눈길을 끈다. 주교단은 하느님께 받은 은총을 기억하며 해외선교 활동에 더욱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다른 지역교회에 비해 성소가 풍부한 한국교회의 은총을 함께 나누며 선교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에 따라 해외이주사목위원회는 해외 선교사 파견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해외선교 활성화는 한국교회가 더욱 성숙한 교회로 성장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이 밖에 주교단은 신자들에게 올바른 제례예식을 전하기 위해 가정 제례예식 지침(안) 등을 승인했다. 이러한 지침은 가정이나 본당 차원 등에서 이뤄지던 제례행위에 대한 혼동을 방지할 토대이다. 전통적인 조상 제사가 지닌 의미를 살리면서도 전례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례들에 대해서는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이 지침들은 추후 각 교구를 통해 신자들에게 안내될 예정이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올해 열릴 한일주교 교류모임의 주제를 ‘탈핵’으로 결정했다. 이번 교류모임에서 일본 주교단은 일본 대지진 이후의 대처 상황, 한국 주교단은 국내 탈핵운동과 움직임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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