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지국 직원들간의 과열경쟁이 살인사건으로 일단락 된 후 그 휴유증이 심각하다. 소위 재벌언론과 언론재벌들이 맞붙어있는 이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고 그 와중에 피해는 일반시민들이 보고 있다.
오늘 우리의 언론 현실이 이 지경에까지 오게된 데는 재벌과 언론이 각종 특혜나 압력을 행사해가며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온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잘못이 그 첫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문의 내용이나 질은 차치하고 우선 뿌려지는 무가지나 경품에 현혹되는 소비자들의 의식도 보통문제가 아니다. 여기에다 신문의 최종보급처인 지국 종사자들의 너무나 끈질기고 때로는 위협을 느끼게까지 하는 강매행위도 심각하다.
재벌이 소유한 언론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어 언론 본래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외국에서는 재벌의 언론참여를 금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도 한때 재벌들의 언론참여를 금해왔으나 언제부터인가 흐지부지해져 버렸다. 지금에 와서 재벌이 소유한 언론을 강제로 포기하도록 하거나 자진 폐간하도록 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반면 5, 6공화국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언론사들이 재벌이 되었는데 과연 신흥 언론재벌들이 재벌언론에 비해 얼마만큼이나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가는 쉽게 판단할 문제가 못된다.
문제는 언론사들 간의 신문판촉이나 광고수주에 있어 과열경쟁을 어떻게 선의의 공정한 경쟁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사 상호간, 그리고 구독자들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곧 정부는 부당하고 과열된 경쟁을 막기위한 법적이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언론사 서로간에는 고품질의 신문제작과 공정한 판매를 위해 「페어 플레이」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들은 더 이상 무가지나 경품에 홀리어 참되고 바른 언론을 죽게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곧 정론직필(正論直筆)이 사라지면 그 사회는 암흑세계가 되고 만다.
차제에 우리 교회내에도 무료나 과도한 경품살포 등으로 정정당당한 경쟁을 가로막는, 재벌닮은 상업주의가 침투해있지는 않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구독료를 낼 형편이 못 되는 사람에게 무료로 주는 것은 사랑의 행위이지만, 어떤 목적달성을 위해 끝없이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불공정한 장사속의 소치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간지들의 이전투구식 싸움이 우리 교회 내에는 타산지석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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