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경쟁을 유도한 장본인은 누구인가? 신문 판매경쟁이 치열하다고 실감할 수 있는 것은 각 가정에서 이미 겪은 지 오래다. 끈질긴 싸움이 이어지는 신문 판매행위는 상거래나 상도덕에도 없는 강매행위 그대로다. 판매방식을 바꾸어 애독자 선물공세로 나오다가 급기야는 주먹까지 동원하여 완력으로 밀어붙인 꼴이 되었다. 원하지 않는 상품을 사기 쳐서 판매하는 경우는 보았지만 몇 달씩 집요하게 밀어 넣는 신문들이 부쩍 늘어가기 시작한 것은 까닭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배달원의 수익 때문만이 아니다.
무분별한 부수확장
광고료와 관련된 판매부수 확장이 근본적인 원흉이다. 소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서 별이 별 수단을 가리지 않고 동원한 목표치 때문이다. 질보다는 양으로「제일」과「최고」를 지향하는 신문사들이 때를 만난 듯 밀어붙이고 있다. 재벌의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마구잡이 경쟁구도가 문제이다. 물량공세로 해결하려는 보통이하의 발상이 부른 완력이었다. 돈이나 힘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무지의 소치가 초래한 불상사를 보게 되었다.
판매경쟁은 석간신문들이 조간으로 전향하면서 달아오른 냄비처럼 걷잡을 수 없이 치달리고 있다. 그 위력에 눌려 큰소리 한 번 없이 치닫던 판매경쟁은 그것으로만 멈추지 않았다. 이미 당겨진 화살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쟁관계가 얼 크러 설 크러 진 삼각 사각관계가 요즘 언론의 경쟁구도이다.
복잡한 경쟁구도
자율을 외치던 정부도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판매질서를 잡겠다느니, 감시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나선다. 국민이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두고 볼 일이긴 하지만 위원회니 감시단이니 하는 구색(?)을 맞추고 끝이날 일에 너무나 신경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불쾌감마저 든다. 또 다시 이용당하는 여론과 국민이라는 독자의 이름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재벌언론과 언론재벌의 속성은 무엇인가? 재벌언론과 언론재벌이 가지는 공통성은 상업성이다. 시장원리에 의해서 해석하는 단순한 기업논리가 재벌과 언론으로 합성되었다. 언론매체의 증가보다도 재벌언론과 언론재벌로 지향하는 터전이 형성된 꼴이다. 인터넷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비한 토대를 구축하지 못한 언론정책이나 언론사의 장사 속 이전투구가 한계를 드러낸 결과이다. 시장의 경쟁은 정글의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약육강식으로 힘과 돈과 권력을 빙자하여 술수를 동원한 경쟁이 동물의 세계보다도 못한 한심한 작태이다. 재벌과 언론의 특혜는 무엇을 위해서 얻어진 것인지 새삼 반문하고 싶다. 재벌은 언론을 앞세워 더 많이 벌거나 유지하는데 이용하고, 언론은 신문을 위해서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재벌이 되기 위해서 각축을 일삼아 왔다. 광기어린 사회를 부추기는데 일조한 셈이다. 근원적인 이유는 땅뺏기와 같은 원리이다.
땅뺏기와 같은 원리
구독료가 신문사 수입에서 희미해지기는 오래전의 일이다.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신문사의 파행이 그 골을 깊이 파가고 있는 까닭이다. 구독료를 인상하고 광고지면을 늘리는 상술은 치졸하고 얄팍한 장사 속 이었다.
언론은 비판정신이 살린다. 독자의 입장에서 살펴주는 언론이 줄어들고 있다. 자사이기주의에 빠져 언론기업에서 상업언론으로 타락하는 요즈음 언론은 아무런 두려움이나 창피도 모르고 두꺼운 얼굴을 가진 공룡으로 몸짓만 키우고 있다. 자성을 통해 닦여지는 비판의 예봉은 이기주의적 경쟁에 함몰된 지 오래다. 권력에 찌들고 재벌에 병들고 파당에 놀아나고 비판이나 충고는 묵살하고 위력적인 존재들과 때때로 적당히 결탁하는 언론풍토가 깨달음을 외면한지 오래 되었다. 언론은 자신을 위하기보다는 사회를 위하여야 한다. 언론에 대한 교령은『언론의 바른 사용이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므로 사회의 공익만을 위해 쓰도록』경고하고 있다.
교회가 앞장서자
교회가 앞장서서 지켜야할 윤리와 도덕을 애써 실천해야 한다. 일부 종교언론의 형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연대와 화합보다 둘로 셋으로 나뉘어 경쟁심만 불러 일으켜 무가지살포나 늘어가는 광고면이 안타까움을 더해갈 뿐이다. 교회신문에 상업신문의 물기가 스민다면 발행부수가 증가할지 모르지만 불신과 비난도 함께 늘어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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