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6일 새벽부터 연 사흘동안 경기 강원북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폭우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낸 물난리는 어이없고 가슴아픈 참사(慘事)가 아닐 수 없다. 수십명의 병사들이 창졸간에 매몰돼 잇따라 떼죽음을 당하고 수만명 동포의 보금자리와 터전이 물속에 묻혀버린 참변 앞에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연일 계속되는 올림픽경기 중계방송으로 온 국민이 「금메달 병(病)」에 중독돼 한여름밤을 지새던 차에 터진 이번 물난리는 첨단과학문명을 구가하는 현대인들을 향한 일대 경종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이번 재난이 여름철에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물난리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지역에 내린 비는 3백mm이상 최고 6백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으니 사람의 힘으로 어쩔수 없는 천재(天災)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보기드문 집중폭우가 가장 큰 원인이라 하더라도 당국의 방재체계가 좀 더 완벽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재난이었기에 안타까움과 함께 아쉬움이 큰 것이다.
여하튼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개탄과 좌절만 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당장 잠자리와 끼니가 어려운 이재민에 대한 구호의 손길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수해지역 교회와 신자들의 피해가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등 극심하다는 소식이다. 7월29일 현재 통신시설 복구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아직 정확한 피해상황이 파악되지 못했지만 수해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와 군종교구, 그리고 춘천교구의 교회와 신자들의 피해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다행히 흙탕물이 빠진 직후부터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및 서울대교구 등 교회당국과 신자들의 긴급 구호활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고 한다. 수해현장을 다녀 온 본보 기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살인적 폭우가 몰고 온 침수지역 신자들의 피해는 그야말로 「물이 불보다 무섭다」는 말대로 엄청나다고 한다. 국민 모두가 단결해서 이 수마의 상흔을 하루빨리 치유하는데 예지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러한 일에 누구보다 먼저 우리 교회가 앞장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미 수재현장에 달려가 노력봉사를 아끼지 않고 있는 서울지역 본당 신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망연자실해서 허탈감에 빠져있는 우리의 이웃, 이재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눠주고, 그들에게 빛을 밝혀주는 데에 신앙인 모두가 나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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