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동안 애틀랜타의 하늘을 밝혀온 올림픽 성화가 지난 4일 아침 꺼졌다. 이번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 7ㆍ은 15ㆍ동 5개의 메달 획득으로 메달 순위 10위를 기록했다. 「최대규모 파견에 최대의 성과」를 노렸던 당초의 목표에는 못 미쳤으나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메달을 따낸 선수들은 물론 역부족으로 메달권에서 탈락한 선수들이라도 최선을 다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여기서 이번 올림픽이 우리들에게 던져준 과제라 할까 교훈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주최국인 미국의 지나친 상업주의와 엉망인 경기운영, 교통난에 폭탄테러까지 겹쳐 「낙제올림픽」으로 평가받음으로써 빛이 크게 바랜 것은 아쉽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는 일개 도시가 주최하기에는 너무나 커진 올림픽의 축소와 정부의 지원, 상업주의의 억제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합리적인 해답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올림픽을 위해 지구인 모두가 자성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들 메달 획득에만 집착해 화합보다 반목을 부른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이 올림픽 기간 동안 금메달에 대해 편집광적인 집착을 보여 우리 사회에 「금메달 집착병」을 만연시킨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제에 메달에의 도전이 지상목표인 엘리트 체육 중심의 스포츠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국민 모두가 스포츠를 생활 속에서 즐기며 살 수 있도록 사회체육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엘리트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의 사기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이 건강한 몸과 건전한 정신을 누릴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끝으로 올림픽 관련 물자와 전파낭비 사례를 지적하고 싶다. 우리나라 방송사들은 올림픽 취재를 위해 개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3백 명 가까운 대규모 취재단을 애틀랜타로 보냈다. 또한 지상파 4개 방송을 포함해 케이블의 스포츠 전문채녈, 그리고 위성채널 2개를 합해 모두 7개의 방송채널이 17일간 1천 시간이 넘는 방송시간을 올림픽 일색의 방송보도에 쏟아 부었다. 여기다 지나친 중복편성은 물론 방송사간 차별화가 없어 결과적으로 엄청난 전파낭비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선수 파견에서도 한국은 26개 종목 중 스프트볼을 제외한 25개 종목에 동양권에선 가장 많은 5백3명의 선수단을 보냈다. 성적은 둘째 치고 선수들의 정신상태를 의심할 정도로 형편없는 종목도 있었다니 반성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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