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5동성당에서 인천 가톨릭 남성합창단 순회미사가 있는 날, 단복을 챙겨 남편을 따라 나섰다. 미사시간 3시간 전부터 연습을 하기 때문에 걸음걸이가 저마다 분주했다.
위암 말기의 고통중에 있는 아내를 뒤로하고 달려온 제일 연장자인 교장선생님,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형님을 지켜드리던 단원, 아버지 장례를 마치자마자 달려 온 노총각 단원, 급한 출장을 미루고 참석한 단원, 늦은 나이의 아내 출산에 기뻐할 겨를도 없이 달려 온 단원…, 이런 단원들 앞에서 봉사라는 말을 입 밖에 내기가 부끄러울 뿐이다.
미사시간, 혼이 담긴 선율을 뽑아냈다. 갖가지 사연과는 달리 어울리는 화음은 20대에서 60대가 모인 단원들의 마음과 일치했다. 아름다운 성가속에서 열심히 살지 못했던 회개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을 얻었다.
좋은 일보다 감당하기 힘든 단원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늑골이 미어지도록 마음이 아프다. 고인이 되신 단장님과 단원, 단원 식구들의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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