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 집으로 뛰어가 보니 남편은 정신이 잘못되었는지 텔레비전과 밥통을 집어 던지고 마루에 있던 콩을 모두 집어 던져 온 집안이 어수선하였다. 아이들은 울고 있었고 남편은 마루밑에 있는 몽둥이를 집어들더니 아이들한테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 기어서 밖으로 나갔다. 나는 여기 저기 전화를 하고 식당에 같이 일하는 언니와 동네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하고 밖으로 나가보니 풀속에 누워있었다. 갑자기 일어나더니 속에서 불이 나는지 입은 옷을 모두 뜯어 버리고 알몸으로 기어다니면서 헤메였다. 지금 생각하니 마귀가 들어 발작을 일으킨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사람이 붙들어 간신히 목욕을 시켜 방에 데려다 놓으니 잠시도 손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손이 닿는대로 무엇이든지 부수려고 했다. 나는 겁이 났다. 모두가 두려워했다. 생각다 못해 끈으로 손을 잡아맸다. 그런 후 나눈 결심했다. 남편한테 대세를 주고 나도 성당에 다니기로 결정하고 구역장님한테 연락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수녀님들께서 오셨다. 나의 결정을 다짐받고 성수를 뿌리며 대세를 주셨다. 수녀님들께서 대세를 주시고 가시면서 당진성모병원에 다녀오라고 했다. 나는 식당으로 와서 점심시간 일을 하고 다시 집에 가보았다. 남편이 안보여 벽장속을 들여다 보니 그속에서 있는 것을 모두 쏟아버리고 모두 뜯어 놓았다.
나는 마음이 불안하고 떨리었다. 꼭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 마음을 놓을 수가 없고 항상 불안했다. 그동안 없는 살림에 많은 고통을 겪어왔지만 지금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견디기 힘들었다. 제발 남편이 정신만 차려 아이들과 편하게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하면서 한없이 울었다.
다시 병원에 데리고 가보았으나 의사는 환자를 살펴만 볼 뿐 치료는 하지 않았다. 그냥 집으로 온 나는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며칠 후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또 집에서 전화가 왔다. 남편은 방문 벽지 모두 쥐어 뜯어놓고 다락문도 부수고 아이들도 얻어 맞아 울면서도 아버지 손을 뒤로 꼭 붙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급히 집안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했다. 아픈사람이 무슨 힘이 그렇게도 좋은지 한두 사람은 당하질 못했다. 할 수 없이 끈을 있는데로 찾아서 간신히 뒤로 묶어 놓았다. 하지만 발이 닿는 것은 모두가 박살이 났다. 그래서 발도 묶었지만 이젠 입으로 온갖 욕을 하며 소리소리 지르고 행동도 이상했다. 손 발이 묶였는데도 머리로 문을 박으며 열었다. 나는 남편과 한 방에 있으려니 소름이 끼쳤다. 온갖 욕을 하며 행동이 자꾸 이상하여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 금방이라도 저승사자가 방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이럴 때 기도하는 법이나 책이 있었으면, 신부님 말씀대로 진작 하느님을 믿었더라면 이렇게 두려움에 떨고 있지는 않을텐데 하고 후회했다.
남편과 밤새 싸웠다. 때려도 보았지만 내 손이 튕기며 더 아팠다. 견디기 힘든 하루밤을 꼬박 새우고 나서 딸보고 술을 달라고 했다가 물을 달라고 하여 갖다주니 마시고 나서 시원하게 잘먹었다고 말하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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