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님들께 바침
이제 9월은
순교자의 달이다
그날 우리 임들의 피는
무슨 빛깔이었을까?
무슨 빛깔의 향내음이었을까?
-앵두빛 사랑의 향기이다
-딸기빛 충성의 향기이다
-석류빛 믿음의 향기이다
아니, 우리 순교자님들의 피는
무슨 빛깔로
무슨 꽃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그 거룩하신 순혈은
어떤 눈물, 보석의 시(詩)로도
아, 노래할 수 없다 그 짙은 사랑은
오직 그 영롱한 마음은
우리 하느님만이 아시는
비밀, 비단 보자기에 감추신
사랑의 비밀이다.
이제 9월이 오면
진홍빛 순교자 성월이 오면
저 명동 성당의 종소리를 듣는다
늠름하게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는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
자랑스런 대성전을 바라본다
그리스도의 몸채를 바라본다
그날 이 자리의
옛 명례방에서 예배 드린
불타는 믿음의 선조들을 생각한다
첫 순교자로 집 임자였던
김범우 토마스
그날 함께 뜨겁게 기도 바친
이 벽 이승훈 신앙 선조들을 생각한다
정약전ㆍ정약용ㆍ정약종 형제들을 생각한다
권일신과 그분의 아들 권상문을 지금 생각한다
이제 순교자의 성월에
한강 새남터의 북소리가 들린다
두웅 둥, 두웅 두둥!
바람에 깃발 춤추고
휘광이들의 칼날 햇빛에 번쩍이던
형장의 북소리, 북소리
그 날의 나팔소리 귓전에 들려 온다
금모래 엉겨 붙은 한강
새남터에서,
꽃다운 스물 다섯의 생애
가장 좋으신 우리 하느님께 바친
오 안드레아,
한국 천주교회의 첫 사제
김대건 신부님!
오직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가신
우리들의 선조, 무수한 무명 순교자님들이여
피어나라, 이 강산 곳곳마다
꽃이 되고 노래가 되어
이 겨레 깊은 가슴마다 피어나거라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우리 함께 흐르자! 이 순교자 성월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