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님의 순교 1백50주년인 올해 도보 성지순례를 간다는 소식을 가톨릭신문에서 우연히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난 이 시간 이 자리에 서 있다. 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 어떤 세계에 대하여 모험을 해보고자 성지순례를 참가했다. 도보순례를 참가하기 전 난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 분에 대해서 알면 알 수록 그의 믿음과 천주교에 대한 사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직 천주를 사랑하여 신부가 되고자 하는 목적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 건너가 천주학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시고 서양문물을 배우신 일, 또 한국에 오셔서 박해에도 불구하고 많은 눈들을 피하며 이곳 저곳 이동하시며 박해받던 그 시대에 천주를 믿는 평신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신 것 등, 그분이 이루어 놓으신 일 하나하나 모든 것에 경의를 표한다.
오늘은 김대건 신부님이 순교 후 그분의 시신을 옮긴 고개를 넘었다. 난 그 길을 걸으며 줄곧 생각했다. 크나큰 믿음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라고. 또 한편으로는 난 과연 18년을 살면서 내 인생에 무엇을 이루었나. 그리고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지 어언 4년째. 그동안 나의 믿음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얼마남지 않은 이 시간을 내 마음 깊이깊이 새겨 둘 것이다. 그리고 김 신부님의 천주교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깨달았다. 자신의 죽음을 기쁨으로 받아들인 김 신부님의 행동 하나하나를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둘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에 힘들어 지친 일이 생길때마다 김대건 신부님을 생각하며 또 그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 도보순례를 한 이 길들과 경험들을 생각하며 견디어 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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