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촌을 살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 공급함으로써 농ㆍ도가 함께 잘 살도록 하자는 운동이 우리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지도 이미 몇 해가 지나고 있다. 현시점에서 돌이켜 볼 때 과연 본래 취지대로 어느 정도나 목표에 도달했는지 먼저 의문을 안 가질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먼저 생산자들편에서 과연 얼마나 정직하고 정확하게 무공해, 저공해 먹거리를 생산 출하했는가 하는 점이다. 생산의 근본이 되는 땅에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또 그 땅이 어떤 유해한 물질에도 오염되지 않았으며 단 1회의 농약도 사용하지 않고 수확한 완전무공해 먹거리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신앙을 미끼로 무공해, 저공해란 용어를 허위사용한 적은 없었는지 냉철히 반성해볼 일이다. 만일 그런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한 신앙안의 한 형제」라는 믿음의 공동체를 배신한 것이며, 값싼 싸구려제품으로 폭리를 취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 된다.
다음으로는 소비자들편에서 과연 얼마나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우리농촌살리기에 동참하고 우리 먹거리지키기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였는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밀살리기 등 회원가입에 참여한 숫자를 보면 너무나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생산품들보다 가격이 다소 혹은 상당히 비쌀 수 밖에 없는 우리농제품의 구매빈도면에서도 참여가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곧 높은 생산가격과 소비자들의 불매는 자연히 우리농살리기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의 연속일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우리농살리기가 양자의 협력과 조화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사업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러한 종래의 많은 문제점들을 수정, 보완해 본 정신대로 생산자 집단과 소비자 집단이 공생할 수 있는 제안을 초근 우리농 전국 생산자 위원회가 내놓았다. 이 기준안은 농촌과 도시, 자연과 인간이 지금뿐 아니라 대대로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농업」을 정의하고 이를 위해 재배에서부터 품질, 출하, 가격기준을 마련했다고 한다. 때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생명농업을 가꾸고 지키는 일에 우리 교회전체가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이제 더이상 신앙을 볼모로 그 어떤 불의나 부정이 눈감아져서는 안되며, 우리 농촌과 우리들 자신 그리고 우리의 후손을 살리는 일이라면 어느정도의 희생은 기꺼이 받아들일줄 아는 신앙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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