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톨릭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대구 효성가톨릭대학교 등 국내 3개 가톨릭계 대학은 지난달 23일 가톨릭계 대학 간의 상호협력을 위한 학술교류협정 조인식을 가졌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3개 대학교의 합의를 반기는 것은 2천년대를 마감하는 현 시점에서 급속한 지구화로 인한 각종 세기말 현상들에 대해 가톨릭교회의 적절한 대응이 시급한 가운데 국내 가톨릭계 대학들이 힘을 모았다는데 그 의의가 크기 때문이다.
또 이들 3개 대학교는 서강대 총장실에서의 조인식을 마친 후 곧바로 「제4차 동남아시아 가톨릭대학교 협의회」를 공동 개최함으로써 지구촌시대를 살고 있는 가톨릭계 대학으로서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3개 가톨릭계 대학들이 공동으로 전 세계 각국에 산재해 있는 가톨릭계 대학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조치가 이뤄지기까지 용단을 내린 결정권자들의 안목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면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먼저 가톨릭대학의 존재 이유 즉 정체성을 구현하는 대학이 될 수 있어야겠다는 점이다. 모든 역량을 「가톨릭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인재양성」에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본다. 국민 4명중 1명이 그리스도인이라면서 참된 크리스찬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상황을 개선하고 극복해내는 주요 역할을 가톨릭계 대학이 맡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 가톨릭계 대학들의 현재 위상을 한 단계씩 더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조인식이 이뤄진 것은 3개 대학이 교육개혁의 거센 외풍에 공동 대처하고 서로 실질적인 발전을 꾀하자는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그 정신대로 인력과 자료와 정보를 상호 활용함으로써 국내 유수 대학들과의 경쟁에 적극 대처해야만 한다. 정부는 물론 산업체와의 협력증진 방안을 마련할 때도 3개 대학이 힘을 합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선진외국의 가톨릭계 대학들과의 민활한 교류를 통해 교육시장 개방에 따른 국제경쟁력을 차근차근 길러나감으로써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가톨릭계 고등교육기관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끝으로 참다운 대학발전을 위해 3백50만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병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싶다. 전국 각 대학 신자교수들의 두뇌를 활용하는 방안과 더불어 전국의 가톨릭계 초중등 학교들과의 연계발전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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