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전례 시기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부활절을 한 주 앞두고 있다. 가톨릭 교회와 신앙에 있어서 성사와 전례생활이 갖는 의미는 절대적이며, 매일의 전례, 하루하루의 미사성제가 모두 유일무이한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전례력에 따르면 연중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시기가 바로 부활시기와 성탄시기가 될 것이다.
시기와 시절이 인간 존재에게 갖고 있는 의미를 생각해볼 때, 특별히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다시 생명으로 건너오신 부활과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자 당신 스스로 완전한 신성을 지니신 분께서 인간으로 강생하신 성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전례 및 성사생활에 있어서 성탄과 함께 부활시기가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부활시기의 전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전례는 성주간과 예수 부활 대축일 전례가 아닐 수 없다. 그중에서도 예수님의 부활을 코앞에 둔 성주간, 즉 성 목요일부터 성 금요일과 부활전성야 전례는 가장 장엄하고 아름다운 전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업적을 기리고 구현하는 전례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과오를 통회해온 사순시기의 묵상과 성찰을 절정으로 이끄는 신앙생활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신앙생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도 성주간과 부활대축일의 전례를 성심성의껏 준비하고 참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활 판공에 빠짐없이 참여했어야 하며, 매일 매일의 생활을 주님의 부활이라는 위대한 사건의 전례적 구현을 향한 지향에 따라 영위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각 본당에서는 이 성주간의 전례 예절이 그 구세사적 사건의 특성에 따라 장엄하고도 철저하게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성주간 전례, 곧 예수님의 수난하심과 부활하심이 인간 구원에 있어서 지닌 본질적 의미를 먼저 묵상, 성찰하고 내 삶의 지향을 그러한 구원 업적으로 향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그러한 의미가 장엄하고 철저하게 준비된 전례의 순간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