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전염병 방역대책 올바른가
작년에 있었던 구제역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소, 돼지 300만 마리가 생매장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발생지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동물들이 무더기로 살처분된 것이다.
동물전염병의 방역대책에 관하여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과연 자식과 같은 소, 돼지를 산 채로 묻어야 전염병 확산에 이바지하는가? 가축은 단순한 살아있는 물질로 우리가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생명을 갖고 있어 우리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존재로 보아야 하는가? 우리 인간은 인간 주위에 있는 것들을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동물은 우리 인간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고 있다. 돼지, 소 등의 가축은 인간이 인간의 영양을 위하여 키우는 매우 값진 것이다. 그러나 인간 주위에 있는 환경을 무분별하게 대하다 보면 우리 인간이 잘 살 수 있는 여건은 사라질 수 있다.
고기 섭취량의 증가
과거에 우리는 고기 섭취량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소득이 높아질수록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동물성단백질은 인간의 건강을 위하여 매우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과다 섭취하면 인간을 해롭게 한다. 소위 문화병이라고 했던 질환들이 풍족한 시대인 현재 고기의 과다섭취로 인한 죽음의 문턱에 가까이 가는 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 돼지, 닭의 생산이 2002년에서 최근까지 두 배 증가되었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육류의 양에 비해 외국으로 수출되는 양이 미미한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소비량은 엄청나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에 있는 ‘절약 유전자’
과거에 명절에나 겨우 먹을 수 있는 고기를 우리는 아무 식사자리에서 쉽게 먹을 수 있다. 본래 적게 섭취했던 육류의 양이 갑자기 증가하니 우리 몸이 당해낼 수 없다. 우리 몸에는 ‘절약 유전자’가 있다. 그래서 식량이 풍족하지 않은 시절에는 최소한의 열량과 영양만으로 견딜 수 있도록 우리 신체는 적응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갑자기 제한 없이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되면 비만이 되기 쉽고 당뇨, 고혈압, 암 등 각종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말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라고 얘기한다. 고기를 많이 섭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해 행복에 젖기보다 몸을 걱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기에 몸을 챙기는 사람들은 채소를 먹고, 잡곡밥을 먹는다.
적절한 육류섭취의 효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좁은 면적에서 공장식으로 가축이 사육되고 있다. 열악한 축산의 현장에서 가축들의 면역력은 나빠질 수밖에 없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각종 항생제를 사료 속에 왕창 넣는다. 우리는 그 고기를 먹는다. 먹을 때는 맛있게 먹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체내에 축적되는 동물성단백질과 동물체내에 남아 있었던 잔류항생제가 우리의 몸으로 옮겨질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얼마나 우리 인체를 해롭게 할 것인가? 적절한 양의 육류 섭취로 우리 몸은 건강해 질 수 있고, 협소한 축산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
또한 지구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1kg의 쌀이 생산되기 위해서 2000-5000L의 물이 쓰이나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4000L의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지구상의 강들이 말라가고 물 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 과도한 육식을 위해 우리는 엄청난 물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축산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문제이다. 1만 마리의 소를 키우는 사육장에서 흘러나오는 폐기물은 인구 11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육류소비의 확대가 이러한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 환경 지켜야
이제 우리는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배고픈 시절 명절이 되어야 고기 한 점을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원하는 만큼 실컷 섭취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절제되지 못하고 과식으로 연결되어 우리 몸과 환경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 자신과 둘러싼 환경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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