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은 성스러우신 분
하느님 말씀을 목숨 걸고 받아들이신 분
돌팔매 맞아 죽을 수도 있음을 아시면서도 그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이셨고
그 성령의 씨앗 지키시려고 멀리 멀리 외골 진 곳으로 피해서 키우셨고
낮이고 밤이고 빌라도 병정들의 기습을 마음 졸이며 하루하루 사신 분
행여나 들킬까 봐 이름 크게 한 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키우신 아들인데
어느 날 갑자기 광야로 나가 사십여 일을 고생하시더니
세례를 받으시고 군중 속으로 뛰어든 아들을 보고 얼마나 놀라시고 마음
졸이셨을까
그런데 놀란 가슴 진정시킬 겨를도 없이 붙들려가 재판 받고 사형선고 받고
매맞고 조롱 당하고 가시관 쓰이고 얼굴, 몸에 흐르는 핏줄기를 보시며
얼마나 목이 메이고 마음이 아프셨을까
무거운 십자가 지고 절뚝거리며 오르막 길 오르시다 지쳐 넘어지시는 모습
을 보고
그 가슴 찢기는 아픔을 어떻게 참아 내셨을까
십자가에 손과 발 못 박혀 흐르는 붉은 피 보시며 그 아픔을 어떻게 참았을까
십자가 위에서 목말라하는 아들의 허연 입술을 보시고 타는 가슴을 어떻게
참아내셨을까
숨을 거두고 옆으로 떨구어진 아들의 얼굴을 보시며 얼마나 애달프셨을까
하느님의 아들이기 전에 성모님이기 전에 애지중지 가슴 졸이며 키운 아들과 애미 사이인데
내 뱃속에 품고 내 피와 내 살과 내 온 사랑으로 키운 아들인데
어떻게 그 큰 고통과 슬픔을 참아내셨을까
정신없이 돌아간 삼일 간에 일어난 그 엄청난 일들을 보시면서
어떻게 혼절하지 않고 참아내셨을까
아 가엾은 마리아시여
아 불쌍한 마리아시여
차라리 내 아들 하느님의 아들 안할래요 하고 울부짖고 싶지는 않으셨을까
그 큰 고통 참아내시느라 가슴 속은 다 타버려서 까만 숯덩이가 되셨겠지
그 마음의 상처를 그 정신적 고통을 안고 하늘나라에 가실 때까지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디며 사셨을까
그래서 위대하신 어머니셨든가요
그래서 성스러운 어머니셨든가요
아 성모 마리아여 우리 어머니여
천상에서 그 아픔 다 씻으시고 편히 사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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